이름·소속 없이 문자 한통이면 끝…정부, 익명 'R&D 대나무숲' 연다
등록 2026.11.03 14:13:15
11월4일부터 시범 운영…연구현장 애로·제도개선 의견 접수
발신번호 즉시 암호화해 익명성 확보…사진 첨부한 메시지도 가능
AI가 의견 유형·기술분야·정서 분석…반복 이슈는 정책 개선에 활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수렴하기 위한 익명 소통 플랫폼 'R&D 대나무숲'을 구축하고 11월4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연구자가 이름이나 소속을 밝히지 않고 문자메시지만으로 정부 연구개발(R&D) 제도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익명 소통창구가 마련된다. 접수된 의견은 인공지능(AI)이 유형과 기술 분야 등을 분석해 향후 R&D 정책·제도 개선 자료로 활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수렴하기 위한 익명 소통 플랫폼 'R&D 대나무숲'을 구축하고 11월4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R&D 대나무숲은 별도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필요 없이 전용번호 '1551-1441'로 문자를 보내는 방식이다. 본인 인증도 거치지 않는다. 연구자는 정부 R&D 사업에 참여하거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부터 정책·제도 개선 제안까지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다.
그동안에도 연구현장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었지만 일부 온라인 창구에서는 이름·소속이나 연구자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본인 인증을 해야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절차가 연구자가 비판이나 개선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익명성과 접근성을 강화한 별도 창구를 마련했다.
R&D 대나무숲은 휴대전화 문자만 보낼 수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 짧은 문자와 장문 메시지는 물론 사진 등을 첨부한 멀티미디어 메시지도 접수한다.
전용번호 뒤 네 자리인 '1441'에는 측우기가 개발된 해인 1441년의 의미를 담았다. 세종대왕이 전국 각지의 강우량을 측정해 정책에 활용했던 것처럼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수집해 R&D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익명성 확보를 위해 발신번호는 서버에 저장되는 단계에서 바로 암호화한다. 이후 의견을 관리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발신자를 확인할 수 없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접수된 의견을 일일이 개별적으로 분류하는 대신 AI 분석도 활용한다. AI가 각 의견의 유형과 기술 분야, 주요 정서 등을 자동으로 나눈 뒤 매주·매월 단위로 종합 분석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지,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현안이 등장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특정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한 의견이 짧은 기간에 급증할 경우에는 원인이 무엇인지, 연구현장에서 해당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을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다만 R&D 대나무숲은 민원 창구처럼 접수된 의견마다 개별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기정통부는 실제 정책·제도 변화로 이어진 사례가 나오면 이를 주기적으로 공개해 연구자의 의견이 어떤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됐는지도 공유할 계획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연구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이나 아이디어 하나에도 R&D 정책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다"며 "R&D 대나무숲을 통해 연구자들이 보다 편하고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접수된 의견을 면밀히 살펴 실제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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