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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號 출항도 못하고 좌초…KT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위기(종합)

등록 2023.03.27 10:55:05수정 2023.03.27 10: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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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사장, KT 차기 대표 후보직 사퇴…"새 CEO 선출이 바람직"

검찰 수사 등 압박 영향 큰 듯…KT "조기 경영 안정화 위해 최선"

[서울=뉴시스] KT 이사회가 3년을 이끌어갈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1인으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선택했다. (사진=KT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KT 이사회가 3년을 이끌어갈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1인으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선택했다. (사진=KT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KT의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됐다. 차기 대표 후보자로 선출됐던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내정 20일 만에 공식 사퇴하면서 당분간 경영 공백 및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윤 사장이 대표이사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윤 사장은 앞서 지난 22일 KT 이사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더 이상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들은 그의 사임을 만류했지만 윤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사의 이유에 대해 계속되는 정부와 여권의 계속된 압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구현모 현 KT 대표와 윤 사장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가 예고됐고, 설령 차기 대표로 선임된다 하더라도 정권과의 반목이 계속되는 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윤 사장은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이후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CEO 후보자로 선출된 인물이다. 당초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혔을 때 이사회는 심사를 통해 적격 판정을 내렸으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 여권의 반발 등 외풍이 커지자 구 대표는 추가 경선 과정에서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KT는 윤 사장을 비롯한 4명의 KT 전·현직 임원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압축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여권은 'KT 내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사장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구현모의 아바타'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KT 이사회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로 확정했다. 윤 후보자는 이달 말 정기 주총 승인까지 거치면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에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 2023.03.0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KT 이사회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자로 확정했다. 윤 후보자는 이달 말 정기 주총 승인까지 거치면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에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 2023.03.08. [email protected]


이같은 외풍과 압박에도 이사회는 지난 7일 윤 사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현 정권과 맞서는 모습에 일각에선 사전에 여권을 설득한 것 아니냐는 사전 교감설도 돌았다. 윤 사장은 차기 대표 내정 이후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KT 또한 윤석열 대통령 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하는 등 여권과 발을 맞춰가겠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의 시각은 정 반대였다. 대표 후보 선출 이틀 뒤인 지난 9일 검찰이 시민단체 고발을 계기로 구 대표와 윤 사장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외 이사와 계열사 사장으로 내정했던 친여권 인사들도 줄줄이 후보직을 고사했다. 

이처럼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던 국민연금이 침묵을 지키면서 업계의 이목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로 쏠렸다.
 
국민연금, 현대차그룹, 신한은행 등 대주주들은 윤 사장 선임 반대로 몰리고, 반대로 소액주주들과 외국인들은 윤 사장 선임에 찬성 표를 던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표대결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윤 사장 차기 대표 선임 건에 찬성 의견을 내고 국내 자문사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윤 사장 선임에 청신호가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윤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 KT는 또다시 격랑에 휘말리게 됐다. KT는 오는 4월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아무도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KT 이사진들도 속속 자의반타의반 이탈하면서 지배구조도 흔들리는 초유의 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구 대표와 사내이사인 윤 사장의 임기는 이번 주총에서 만료되는데 KT는 차기 대표 및 사내이사 선임건 없이 주총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경영진 공백이 현실로 찾아온 만큼 KT는 사장급 임원을 대표 대행으로 삼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에서도 대표 대행 선정을 비롯한 사후 대응 방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날 윤 사장의 사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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