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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급속충전 표준 나선 中·日, "韓도 대비해야"

등록 2023.03.27 11:41:18수정 2023.03.27 11: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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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유럽의 'CCS' 글로벌 표준이나

일본, 중국과 손잡고 새 규격 공동개발

차오지 대응 위해 '콤보' 국제 표준 필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전기차충전소에서 승용전기차와 화물전기차 등 국산 전기차량들이 충전되고 있다. 지난 9월 국산 전기차 내수시장 판매량이 1만 3993대를 기록, 역대최다치를 경신했다. 2022.10.3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전기차충전소에서 승용전기차와 화물전기차 등 국산 전기차량들이 충전되고 있다. 지난 9월 국산 전기차 내수시장 판매량이 1만 3993대를 기록, 역대최다치를 경신했다. 2022.10.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일본과 중국이 개발한 전기차 급속충전 표준규격이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7일 발표한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 표준화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급속충전 표준규격은 한국·미국·유럽의 CCS(Combo·콤보), 일본의 차데모(CHAdeMO), 중국의 GB/T, 테슬라의 독자규격 등이 있다.

전기차와 충전기에 적용된 규격이 다르면 호환성 문제로 충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호환 장비 구매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자동차 제조사, 충전소 사업자, 전기차 보급 현황 등을 고려해 자국의 표준규격을 선정하고 이를 중점 지원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개발한 차데모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한국·미국·유럽의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콤보의 시장 점유율도 점점 확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콤보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5년 44.9%, 2027년 48.0%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차데모는 2025년 21.5%, 2027년 18.5%로 감소할 조짐이다. 차데모 개발·보급 주축이었던 닛산이 최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리야의 급속충전 표준을 콤보로 전환했는데 이로 인해 차데모의 추진 동력이 저하됐다.

이에 독자규격을 갖췄던 테슬라도 유럽에서 콤보와 호환성을 확보하고, 미국에서도 국가 전기차 인프라(NEVI) 사업을 따내기 위해  콤보와 호환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5년간 75억달러를 전기차 충전기 설치 보조금으로 지출할 예정인데 보조금을 받으려면 콤보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콤보의 선전으로 위기에 몰린 일본은 중국과 손을 잡고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본 히타치 공업은 200~350kW 규모로 개발을 마친 차오지 충전기를 4월부터 2년간 실증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베이징-상하이 고속도로 구간에 차오지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실증에 들어간 상태다.

일본 차데모 협의회는 인도의 독자 충전규격 개발을 지원해 차데모의 영향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인도, 태국 등 신흥국 시장으로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려는 우리 기업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중국의 저가 전기차가 차오지 충전규격을 취할 경우 콤보를 사용하는 국내 전기차 판매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서울=뉴시스] 지역별 전기차 완속·급속충전 표준규격.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 표준화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 2023.03.27 photo@new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역별 전기차 완속·급속충전 표준규격.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 표준화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 2023.03.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중국 자동차 제조사 우링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중국산 전기차 충전기 규격인 GB/T를 넣은 전기차 우링에어 EV를 판매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는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차오지가 표준 판도를 뒤집긴 어렵지만, 신흥국 시장 내 인프라 구축이 우리 기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중국이 차오지를 새 표준규격으로 정하지 않는다면 자국 표준규격을 차데모에서 차오지로 변경할 이유가 없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단 차오지가 기능과 안전성 등이 더 뛰어나고 유럽 등에서 표준규격으로 인가받을 경우, 내수용과 수출용차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되며  국제표준 주도권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제공급망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인 콤보 규격 보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국제협력을 통해 전달할 필요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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