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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업계, 교육차관에 "기초학력 데이터 유통해야"

등록 2023.03.31 09: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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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차관, 영국서 국내 에듀테크 업체 간담

차관 "부작용에 민감…개혁하기 매우 어려워"

업계 "한국, 공교육 벽 높아…英, 교사 적극적"

[런던=뉴시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에듀테크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장 차관은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듀테크 전시회 '벳쇼'(Bett UK 2023)에 참석한 국내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에듀테크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장 차관은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듀테크 전시회 '벳쇼'(Bett UK 2023)에 참석한 국내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김정현 기자 = 국내 에듀테크(Edu-Tech) 업계에서 기술 발전을 위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 데이터를 쓰게 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공교육 진입 장벽이 선도 국가로 꼽히는 영미권에 비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교육부가 30일 오후(현지시간)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가 진행 중인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 인근 노보텔 호텔에서 진행한 국내 에듀테크 기업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벳쇼에 참가한 우리 기업을 격려하고, 상반기 내 발표 예정인 에듀테크 진흥 방안 수립을 위해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써 학생의 수준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수준별 평가, 학습 경로를 제공하려면 AI에게 학습시킬 데이터가 필요하다. 업체들은 공교육 학습 데이터에 접근하는 게 무척 어렵다고 주장했다.

AI 분야 스타트업(신생기업·Startup) 뤼이드 장영준 대표는 "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데이터를 얻어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챗(chat)GPT 시대에 산업과 공공, 민간과 공공이 협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데이터를 유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AI 연구자 혹은 개발자들이 교육산업에 종사를 할 동기가 너무 부족하다"며 "데이터가 유통되고 많은 유의미한 결과를 임팩트(영향력·impact)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면 인재들이 교육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이로 만들 변화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진로교육 서비스 스타트업인 이중훈 메이저맵 대표는 "몇몇 교육청과 협의해 보니 우리는 개인 금융 정보보다 학생의 데이터에 더 민감해 한다"고 전했다.

신인순 천재교육 전무는 "평가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데이터를 저희도 접속 가능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기초학력 평가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을 주관한다.

천재교육 '밀크티'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신 전무는 교육부가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도 "사교육의 인력만으로는 진단, 학습, 평가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며 "기초학력 평가 결과를 저희가 갖고 있다면 적극적인 수준별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교육부는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습데이터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모든 디지털교과서에서 같은 형태로 축적해야 하는 학습데이터에 대한 표준도 개발한다.

현재는 학생들의 학습 성과 등을 수집한 데이터를 민간에 어느 정도까지 공유할지 검토하는 단계다. 평가원이 갖고 있는 기초학력 미달 여부, 수능 성적 등의 자료는 학생 개개인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다.

[런던=뉴시스]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에 참석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2023.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에 참석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데이터를) 개방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 경제 부처보다 사회 부처는 굉장히 민감해 한다"며 "부작용이 생길 때 얼마나 힘들지 몸소 경험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개혁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능 데이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데이터가 축적되고 누적되면 에듀테크에게는 엄청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우리가 변화할 때가 된 거 같다, 그리고 변화해야 할 상황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벳쇼에 참석한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은 우리나라의 공교육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우회로의 성격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공교육과 교사들이 시장 수요의 큰 손으로 작용하는 만큼 한국도 그렇게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29일 오후(현지시간) 벳쇼가 열린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나온 코딩·소프트웨어 업체 '다비다' 이은승 대표는 "저희가 만든 것이 나름 좋은 솔루션이라고 생각하는데 교육부 같은 큰 기관에 진입하려면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을 개발한 유비온 구재명 부장은 "영국이 부러운 것은 학교나 교사들이 에듀테크 활용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라며 "국내는 교육부 등 중앙부처 움직임이 많다 보니 오히려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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