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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승진 멱살잡이 공개…피의게임2 선택 여지 준것"

등록 2023.06.04 0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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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완 PD

현정완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웨이브 '피의게임2'에서 전 농구선수 하승진이 UDT 출신 유튜버 덱스 멱살을 잡고 욕하는 모습은 호기심을 사기 충분했다. MBC가 유튜브에 공개한 쇼츠 영상 '실제상황 하승진vs덱스 죽여버리고 싶다'는 조회수 약 288만회를 기록했다. 이 영상을 보고 웨이브에 유료 가입한 이들도 많다. 피의게임2는 4월28일 첫 공개 후 2주 연속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자 견인 콘텐츠·OTT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지수 1위에 올랐다. 서바이벌 예능물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는데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제작진이 일부러 숨기지 않고, 예고편에 '이런 장면이 있다'고 내보냈다. '실제로 욕설과 감정적인 대립이 세다'고 자막으로 알려주기도 했다. (하승진 멱살잡이는) TV였으면 다 잘랐을텐데, 어쨌든 OTT는 유료 콘텐츠 아니냐. 네티즌들이 피의게임2를 검색하고 예고, 티저 영상을 찾아보고 본편을 보기까지 절차가 있다. 일부러 (출연자들의) 갈등을 더 공개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걸 감수하더라도 보겠다는 분들과 불편하면 안 보겠다는 분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는 셈이다."(현정완 PD)

피의게임2는 두뇌, 피지컬 최강자들이 최대 상금 3억원을 두고 벌이는 생존 서바이벌이다. 시즌1(2021~2022)은 MBC에서 방송하고 웨이브에서 서비스했다면, 시즌2 웨이브에서만 공개해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하승진이 덱스에게 "네 관상이 문제다" "관상은 과학이다"라며 인신 공격하는 장면이 비판을 샀다. 이후 하승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덱스와 함께 관상을 보러 가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악플이 쏟아졌다.

현 PD는 "하승진씨가 실제로 관상 공부를 하고 있어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며 "제작진 입장에서는 재미있었다. '왜 이렇게 해? 보다는 게임을 하면서 풀어갈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게임이냐 생존이냐'에 따라 보는 관점은 다를 수 있다. 게임이라면 페어플레이 해서 이겨야 하지만, 생존은 진짜 죽을 수도 있기에 발악할 수밖에 없다. 출연자들에게 '떨어지면 진짜 죽는다'고 생각하고 몰입해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하승진 멱살잡이 공개…피의게임2 선택 여지 준것"

제작진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개입하고, 촬영 후 어디까지 편집할 지도 고민이 컸을 터다. "하승진씨가 촬영 후 편집 관련해서 제작진에게 딱히 얘기한 부분은 없다. 내가 직접 연락 받지는 않았지만, 편집하는 PD가 '약간 걱정하는 것 같다'고는 하더라"면서 "예상한 상황은 아니라서 놀라긴 했다. 두 사람이 부딪치자마자 제작진이 개입했다. 길게 가는 충돌은 아니었고, 방송에 나온 게 전부였다. '게임을 넘어서 진짜 감정이 상해 끝까지 가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화해하고 같이 유튜브도 하고 잘 지내더라"고 귀띔했다.

"서바이벌은 어쩔 수 없이 과몰입을 유발하는 콘텐츠 아니냐. 서사가 있어서 시청자들이 드라마처럼 몰입해서 보더라. 장르의 특성 같다. 1등 하기 위해 경쟁하는 특성상 응원하는 사람이 생겨 의견이 충돌할 수 밖에 없다. 그 정도로 몰입할 수 있기에 돈을 내고 보는 것도 사실"이라며 "예능 속 모습을 보고 비판하고 악플을 다는 분도 있지만, 이전에 비해 시청자들이 성숙해졌다. SNS 등을 통해 출연자들이 실제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은 게임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시즌2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로케이션 촬영했다. 시즌1과 달리 패널을 없애 몰입감을 높였다. 시즌1에선 정치, 음모, 배신 등 감정적인 갈등이 주를 이뤘다면, 시즌2는 물리적인 충돌도 많았다. "공간의 차이"라며 "시즌1는 지상, 지하가 한 공간에 있었고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지상과 지하가 만났을 때 '너무 밋밋하게 공개된 거 아니냐'며 아쉬워 한 분들이 많았다. 시즌2는 공간을 넓히고 좀 더 강렬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다. (국내에서 촬영한) 시즌1 보다 살짝 늘었다"고 덧붙였다.

피의게임2는 총 14부작이며, 마지막 2회만 남겨둔 상태다. 의외의 활약을 보여준 출연자로 댄서 넉스를 택했다. "생각보다 똑똑한데, 방송에 많이 못 보여줬다. 게임 룰 이해도 빠르고 엄청 잘 하는 편"이라며 "시즌1 때는 만장일치로 '덱스씨가 진짜 괜찮다'고 했다. 시즌2에선 (멘사 출신 모델) 유리사씨가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찍 떨어져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우승자는 스포라서 말할 수 없는데, 과정과 결과를 보고 놀랐다"며 "시즌3는 아직 '이거다'라고 생각한 건 없다. 가상과 현실을 넣어야 하나···. 한번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인터뷰]"하승진 멱살잡이 공개…피의게임2 선택 여지 준것"

요즘 MBC는 OTT와 협업이 활발하다. 넷플릭스 예능물 '피지컬: 100'과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반한 사람들', 디즈니플러스 '풀카운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 PD는 피의게임 시리즈를 웨이브 콘텐츠로 아예 전환한 이유로 미디어시장 변화를 꼽았다. 현 PD는 "서바이벌 장르는 지상파에서 기획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지상파는 프로그램을 많은 분들이 즐겨봐야 해 둥글게 만들려고 하고, 서바이벌은 마니아층을 형성해 뾰족한 부분이 있다. TV프로그램은 시청률로 평가해 서바이벌 예능물 기획안은 보류될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웨이브는 가입자를 모집해야 해 선호하더라. 요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너무 많지 않느냐. 누구나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누구나 안보는 것 같다"고 짚었다.

"결국 이야기와 캐릭터가 중요하다. 극단적 환경을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는 발생한다"며 "요즘은 좀 더 텐션 강한 예능을 즐기고, 몰입해서 보는 시청층이 늘었다. 연애 프로그램이 '사랑의 스튜디오'에서 '환승연애'까지 넘어온 것처럼 스토리적으로 몰입해 보는 걸 좋아하더라. 서바이벌도 수많은 플레이어가 갈등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극단적으로 나뉜 느낌도 있다"고 했다.

서바이벌 예능물은 '사회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히려 서바이벌 예능물을 하며 '사람이 선하다'는 걸 느꼈다. 지하에서 지상층으로 올라갔을 때 그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다. 인간은 생존 앞에서 생각보다 선하고 이타적이다. 개인적으로 아나운서 박지민씨를 되게 좋아하는데, 아무 이유없이 배신하고 속이지 않느냐. 개인의 능력으로 풀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서로 연합하고 조언을 구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 결국 이타적인 사람이 더 오래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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