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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AG]男 아이스하키, '특별한' 일본전 3연승 의미는?

등록 2017.02.24 22: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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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4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 츠키사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한국과 일본의 경기, 4:1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02.24.  photocdj@newsis.com

【삿포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한일전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대표팀 내 최고참 김원중(33·안양 한라)은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고 하지 않나"라고 말한다.

 대표팀 합류 이후 일본을 상대로 져 본 경험이 없는 막내급 서영준(22·고려대)도 "일본과 맞붙으면 사소한 것이라도 지고싶지 않고, 일본이랑 하면 더 독기를 품게 된다"고 설명한다.

 서영준은 "선수들끼리 '일본은 항상 밟아야지'라는 말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1982년부터 34년간 일본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1982년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C풀(3부리그) 대회에서 일본에 0-25로 참패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고양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에서 당한 2-4 패배까지 공식 경기(세계선수권·올림픽 예선·동계아시안게임·아시안컵)에서 34년 동안 1무19패였다.

 그야말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염원'이었다.

 묵은 한을 풀어낸 것은 지난해였다. 한국은 지난해 4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IH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 34년 묵은 한을 풀어냈다.

 한국은 이달 초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도 일본에 3-0 승리를 거둬 2연승을 달렸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관심사였다.

 한국은 일본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백지선(50·미국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 2차전에서 4-1(1-0 1-0 2-1)로 이겨 일본전 3연승을 달렸다.

 한국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 카자흐스탄에 져 금메달 가능성이 낮아진 한국은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서 은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승리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베스트 멤버로 팀을 꾸린 일본을 격파했다는 점이다.

 한국이 일본전 첫 승을 거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을 경험한 대표팀 주전 골리(골키퍼) 후쿠후지 유타카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일본은 유로 챌린지 대회에는 주축 공격수들을 대거 빼고 유망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구지 슈헤이, 다나카 고, 우에노 히로키 등 주축 선수를 모두 소집해 대표팀을 구성했다.

 홈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일구겠다는 의지였다.

 한국은 '완전체' 일본을 상대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한국은 유효슈팅에서 일본에 32-28로 앞서며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다. 3피리어드에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곧이어 추가골을 터뜨리며 기분좋은 승리를 챙겼다.

 일본을 상대로 3연승을 달리면서 일본전에 대한 대표팀의 자신감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 더욱 큰 수확이다.

 김원중은 "정예 멤버로 온 선수는 아시아리그에서 보던 선수라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2연승을 달리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것이 경기력에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서영준도 일본이 어려운 상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3연승을 거둔 현재에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서영준은 "고등학생이었던 2014년 한국에서 세계선수권이 개최됐을 때 구경을 갔다. 그 때 한국과 일본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일본은 슬로베니아도 잡고, 조직력으로 세계랭킹 15위 국가도 잡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는 "하지만 내가 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뛴 이후에는 일본전에서 계속 승리를 거뒀다. 일본에 패배한 적이 없으니 자신감이 있고,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간다"며 "지금은 우리가 확실히 더 단단하고 조직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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