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포스트-네타냐후 정부의 첫 '우발적' 개혁
등록 2021.07.06 23:00:52
아랍계 시민권자의 점령지 팔 인 배우자에게 시민권금지 법 소멸
![[AP/뉴시스] 6월13일 출범한 포스트 네타냐후의 새 이스라엘 정권이 4일 주간각료회의를 하고 있다. 베네트 총리 왼쪽에 라피드 차기총리가 앉아있다](https://img1.newsis.com/2021/07/04/NISI20210704_0017635253_web.jpg?rnd=20210706225258)
[AP/뉴시스] 6월13일 출범한 포스트 네타냐후의 새 이스라엘 정권이 4일 주간각료회의를 하고 있다. 베네트 총리 왼쪽에 라피드 차기총리가 앉아있다
부결이라는 말보다는 재연장 통과에 실패했다는 말이 더 옳은 표현이다. 현 집권 연합세력이 재연장을 원하고 있었지만 구성 세력 중 아랍계 의원 2명이 기권해서 2003년부터 이뤄졌던 연례 연장에 실패한 것이다.
이 실패 때문에 12년 장기집권의 베냐민 네타냐후를 밀어내고 6월13일 정권을 잡은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정부는 신임투표라고 할 수 있는 첫 본격 의회 대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좌, 중도좌, 우, 극우 및 아랍계를 총망라하는 8개 당이 네타냐후 축출을 위해 대국적으로 집결했지만 실제 정책 결정에서 통일 전선 구축에 실패한 것으로 이런 연정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부정적인 관측이 또 불쑥 솟아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자면 보기드물게 기묘한 정치 판국 덕분에 이스라엘의 '을' 신세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뜻밖의 덕을 보는 개혁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시민권 및 입국 법은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 내 팔레스타인 인들이 2차 봉기(인티파다)를 일으키며 이스라엘 체제를 위협하고 유대인을 괴롭히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혼내주기 위해 만든 반동적 법이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아랍계가 가자와 서안 지구의 팔 인들과 결혼할 경우 그 배우자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의 골자다.
점령지 출신 배우자에의 시민권 부여금지 법은 해마다 연장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는데 강경 보수의 네타냐후는 집권 때 극우 연합세력과 함께 이 법의 연장을 열렬히 추진해 매해 성사시켜왔다. 그런데 올해 권좌에서 쫓겨나자 베네트 새 정부를 골탕 먹일 셈으로 열심히 이 법의 연장을 반대해 결국 성사시킨 것이다.
점령지 내의 팔레스타인 출신들이 사갈시하는 네타냐후의 덕을 본 셈이다. 그동안 법이 연장되면서 팔 인 배우자들은 이스라엘 시민과 함께 이스라엘 안에서 살려면 해마다 임시 거주증을 얻어야 했다.
이스라엘 아랍계는 모두 이스라엘 건국 당시 쫓겨난 팔레스타인 잔류 후손들로 이스라엘 국적이지만 헌법에 유대인 특성유지를 명시한 이 나라에서 2류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900만 전인구 중 20%를 차지하나 항시 차별을 체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2년 동안 4번째 치러진 올 3월 총선에서 아랍계 비례대표단은 득표율에 따라 4명을 당선시켰고 이번 베네트 정권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20명의 의회 크네셋에서 극우 야미나당 베네트 당수와 중도우파 예시 아티드당의 야이르 라피드 당수가 힘을 합해 61명의 의원을 규합하기 하는 데 동분서주할 때 마지막으로 동참해서 성공시킨 것이다.
그런 아랍계 의원 중 2명이 아랍계 시민에게 불리한 시민권 법의 연장에 반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8개 정당을 모아 정권을 잡은 베네트 총리와 라피드 차기총리 겸 외무장관의 체면이 구겨졌으나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반개혁적인 법이 6일 자정으로 소멸된 점은 플러스라고도 할 수 있다.
기형적인 조합의 이스라엘 현 정부 체제에서 어쩌면 이 같은 우발적인 개혁 입법이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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