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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아치들의 문화'? 브레이크댄스 이젠 올림픽종목"...박지훈 갬블러 크루 대표

등록 2021.08.05 0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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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 7일 온라인 개막
브레이크댄스, 2022 아시안게임·2024 파리올림픽 정식종목
"이번 축제, 국가대표 선발전 앞서 기량 가늠하는 전초전
"한국 브레이크댄스, 기술과 문화 결합 세계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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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9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 현장(사진=갬블러 크루 제공)2021.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세계 스포츠 대회는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부단히 젊어지려고 노력 중이다. 2024 파리올림픽부터 브레이크댄스가 '브레이킹'이란 이름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에 앞서 브레이크댄스는 내년 2022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이미 한국의 브레이크댄스는 2000년대 초부터 전 세계 대회를 제패했다. 브레이크댄스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2002년 익스프레션 크루가 우승을 거머쥔 후 갬블러 크루, 라스트포원, 퓨전엠씨, 진조크루 등이 우승을 휩쓸었다.

대중들은 이미 전 세계를 제패한 우리의 비보이·비걸들이 있기에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서울 중구에 소재한 사무실에서 만난 박지훈(37·스틸) 갬블러 크루 대표는 "오히려 한국 댄서들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갬블러 크루,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 시작한 이유
힙합의 4요소 중 하나로 불리기도 하는, 스트리트댄스의 한 장르인 브레이크댄스는 미국이 종주국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이 전 세계 대회를 석권하며 종주국의 지위를 넘볼 정도로 우세를 떨치고 있다.

물론 박 대표가 브레이크댄스를 시작했던 90년대만 하더라도 일각에선 '양아치들의 문화'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들이 전 세계 대회를 석권하며 국위선양을 하는 이들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R-16 Korea 등 세계적 규모의 대회도 한국에서 개최됐으며 정부와 지자체, 기업에서 앞다퉈 브레이크댄스 단체(크루)와 대회를 향한 후원·지원이 이어졌다.

이후 브레이크댄서들은 '악플'에 시달리다 '선플' 세례를 받다, 한순간 '무플'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SSDF)을 주최·주관하는 박지훈 갬블러 크루 대표는 "저희 신(업계)가 2010년(쯤)을 넘어가면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때부터 기업들이 관심을 안 주기 시작했다. LG에서 '싸이언 비보이 챔피언십'이라고 대회를 굉장히 크게 열어 줬었다. 2010년쯤이 대회의 마지막이었다. 그런 식으로 기업의 관심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R-16 Korea'라고 관광공사에서 하는 세계대회가 큰 게 있었다. 그것도 중단하니 확실히 관심들이 멀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도 댄서들은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현재로선 진조크루가 주최하는 부천시 후원의 BBIC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세계대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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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훈 갬블러 크루 대표(사진=갬블러 크루 제공)2021.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첫선을 보였고, 올해도 서울시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준학(37·소울소이) 겜블러 크루 팀장은 비보이 활동을 그만두고 현재는 기획자로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모든 '화력'을 정부·지자체 지원 사업에 집중해야만 공연·축제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만큼 현재 브레이크댄스 시장은 처참할 만큼 척박했다.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명색이 한국에 세계적인 팀들이 모여 있고, 대한민국 수도가 서울인 만큼 서울에도 행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팀이 서울시 대표도 했었다"고 말했다.

갬블러크루는 2017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시 대표 비보이단으로 활동했다.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RCY 홍보대사였다.

2021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는 어떤 축제?
대중에게는 스트리트댄스하면 브레이크댄스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브레이크댄스 외에도 팝핀, 락킹, 왁킹, 프리스타일 힙합댄스, 하우스, 크럼프 등 스트리댄스에는 많은 장르가 존재한다.

다만 올해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원을 최소화해 브레이크댄스 위주로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전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최고의 비보잉 단체 여덟 팀이 출전했다. '비보이 2대2 배틀'을 위주로 페스티벌이 진행되며, 세 팀의 초청공연을 볼 수 있다. 배틀 참여 팀은 참가한 팀은 리버스크루, 브레이크앰비션, 베이스어스크루, 엠비크루, 퓨전엠씨, 플로우엑셀, 아티스트릿, 와일드크루 등이다.

페스티벌 측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브레이킹(비보잉)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전에 앞서 상대의 기량을 가늠하는 전초전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올림픽, 아시안 게임이 있을 거다. 배틀대회가 많이 열리고 소개돼야 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세대들에 대한 활약을 기대해 달라. 저희는 주최 측이고 진조크루는 공연과 겹쳐서 빠졌다. 신선한 무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교적 신생팀인 베이스어스크루, 와일드크루, 브레이크앰비션 등 세 팀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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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21 서울스트리트댄스페스티벌 일부 포스터(사진=갬블러 크루 제공)2021.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스어스크루'는 '주트'라는 애가 소속돼 있다. 스타일리시하고 가장 미래가 밝은 팀이라 할 수 있어요. 파리 올림픽까지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촉망받는 팀입니다."

"'와일드크루'는 한마디로 어리고 잘해요. 요즘 젊은 비보이들이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동작보다 미국·유럽의 스타일리시한 춤을 좇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이 팀은 예전 우리가 했던 어려운 테크닉한 춤을 해요. 그동안 형들 팀에 밀려 빛을 못 봤는데 빛을 볼 때가 된 것 같아요."

"'브레이크앰비션''은 '비스트'라는 유명한 비보이 한 명이 만든 팀이에요. 음악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팀입니다. 브레이크앰비션은 음악을 소화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브레이크댄스 배틀 중간에 3팀의 초청 공연도 펼쳐진다. 세 팀은 여성 팀으로만 구성했다. 퍼포먼스팀 레이디바운스, 보깅(Voguing, 보그 잡지 모델을 연상케하는데서 유래)팀 하우스오브키치, 락킹팀(Locking, 몸이 툭하고 자물쇠가 잠기듯 멈추는데서 옴) 롤링핸즈가 그 주인공이다.

박지훈 대표는 세 팀에 대해 "젊고 알려졌으면 하는 실력있는 팀들로 선정했다. 특히 보깅 같은 경우는 정말 재밌다. 되게 매력있는 장르다.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고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스티벌은 유튜브 채널 '갬블러크루 티비'와 '비보이 브루스리 TV'를 통해 7일 오후 4시부터 관람할 수 있다.
 
브레이크댄스, 올림픽 통해 다시 부흥 꿈꾼다
그는 왜 브레이크댄스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봤을까?

박지훈 대표는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키즈 비보이들이 많다. 초등학생 비보이들이 이미 외국을 다니고 그런다.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게 잘 돼 있는 나라다. 시장이 돌아간다. 중국은 아직 실력은 미흡하지만 어린 비보이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비해 한국은, 요즘 애들이 얼마나 빠른가. 중고등학생들이 어떻게 먹고 살 건지를 고민한다. 아이돌은 성공하면 어떻게 되는지가 보이지 않나. 브레이크댄스쪽은 대회에서 수상해도 수억을 번 사람들이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이 때문에 박 대표는 올림픽이 브레이크댄스계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지훈 대표는 "김연아가 메달을 땄을 때 엄마들이 딸들 손을 잡고 아이스링크에 왔다고 하더라. 이게 유입이다. 그렇게 유입이 된다. 한 명의 대스타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면 저변이 넓어진다. 그런 부분에서 올림픽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바랐다.

브레이크댄스 신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많은 스트리트댄서들, 비보이 비걸들이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브레이킹 핏'이라고 운동과 접목한 활동을 유튜브에 적극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말로는) '힙합'이 대중화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대중의 유입에) 배타적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밀어낸 건 아니지만 쉽게 열어주진 못 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브레이크댄스(브레이킹 Breaking, 비보잉 B-Boying)는 1970년대 초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디제이 쿨 허크에 의해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음악의 간주에서 가사 없이 비트만 나오는 부분인 '브레이크 비트'를 연결하는 재주를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이 브레이크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을 '브레이크 보이'(Break-Boy), 줄여서 '비보이'(B-Boy)라고 부르면서 브레이킹의 역사가 시작됐다.

1980년대에 비로소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브레이킹은 전 세계 젊은이들의 관심을 즉시 사로잡았다.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의 비보이·비걸들이 브레이킹의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킨 결과 브레이킹은 국제적인 문화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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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훈 갬블러 크루 대표(사진=갬블러 크루 제공)2021.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훈 대표는 누구?
박지훈 대표는 한국 비보이 그룹 갬블러크루의 2002년 창단 멤버다. 현재는 갬블러크루를 이끌고 있다. 오로지 몸 하나로 표현하는 한국 대표 비보잉으로 만성 디스크를 안고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플레이어', '퍼포머'의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늦은 나이에 건국대학교 영화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석사 과정을 밟아 현재는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영화 '비밀의 정원', '종이꽃', '구마적', 연극 '에볼루션 오브 러브', '오피스', '크레이터' 등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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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메인포스터(사진=갬블러 크루 제공)2021.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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