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中유출' 前삼성전자 부장…대법, 유죄 취지 파기
일부 '영업비밀 누설' 1·2심서 무죄→대법 유죄
"비밀 '사용' 유죄라도 별개 누설죄 성립 가능"
2심 징역 6년·벌금 2억…파기환송심 다시 심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법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6.02.23.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12/NISI20260212_0021165558_web.jpg?rnd=20260212104426)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법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6.02.23. [email protected]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 삼성전자 부장 김모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김씨는 당초 1심에서 징역 7년에 벌금 2억원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일부 감형을 받은 바 있다.
공범으로 재판에 함께 넘겨진 협력업체 전 부장 방모씨와 같은 협력업체 직원 김모씨도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앞서 1심에서 방씨는 징역 2년 6개월, 김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 받고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돼 형이 유지됐다.
지난 2022년 9월 협력업체 직원 김씨가 삼성전자 부장 출신 김씨, 방씨의 지시를 받아 별도 서버에 반도체 관련 기술을 탑재했다는 '영업비밀 누설' 관련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가 판단을 가른 단초였다.
앞서 1·2심은 2023년 4~6월 김씨 등 3명이 공모해 서버에 탑재한 정보를 토대로 도면을 작성했다는 '영업비밀 사용' 관련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는 대신 '누설'은 죄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버에 정보를 옮긴 '누설'은 결국 공범들이 영업비밀을 '사용'할 목적으로 이를 전달하거나 받은 행위에 불과한 만큼 둘 중 하나만 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은 영업비밀 사용을 공모한 자들에게도 영업비밀 누설이나 취득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은 "영업비밀을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이를 알리거나 넘겨준 경우, 상대방과 함께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했거나 실제로 함께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불문하고 누설 및 취득으로 인한 별개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업비밀을 알려주거나 넘겨준 자는 영업비밀 누설, 이를 넘겨 받은 자는 영업비밀 취득에 따른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법은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취득, 사용, 제3자에게 누설,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등을 각각 독립한 범죄로 규정한다"며 "이런 행위가 개입된 사실을 알면서도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 또한 독립한 범죄로 규정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23.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11/NISI20260211_0021163845_web.jpg?rnd=2026021115413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23. [email protected]
김씨 등 3명의 영업비밀 누설 관련 혐의를 무죄로 봤던 2심 판단에 불복한 검찰의 상고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부장 출신 김씨의 앞선 2심 판결은 모두 파기됐다. 검사만 상고했던 다른 2명은 대법에서 판단이 바뀐 영업비밀 누설 관련 혐의와 상상적 경합범(같은 행위지만 다른 죄) 관계인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다시 심리를 받게 된다.
대법은 삼성전자 부장 출신 김씨가 상고하며 제기한 법리 오해 등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술팀 부장 출신인 김씨는 중국에 반도체 D램 제조의 핵심 장비인 ALD(원자층 증착) 장비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없다는 점을 노려 중국에 새 반도체 장비업체인 A 법인을 설립했다.
김씨는 2022년 2월부터 9월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증착장비 설계 기술자료를 몰래 별도 서버에 전송하는 한편, 급여와 주식 배분을 보장하겠다며 반도체 장비 제조사 직원 3명을 A 법인으로 이직시켰다.
김씨 외 직장을 그만둔 이들도 이직 전 취급 중인 핵심 기술자료를 외부로 빼돌렸는데, 이 자료들은 이후 ALD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파악한 유출 기술자료의 개발비용은 총합 736억원이다.
이들은 A 법인이 아닌 중국의 위장 회사와 고용 계약을 맺거나 중국 현지에서 실제 이름이 아닌 영문 가명을 쓰는 등 은밀하게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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