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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후 처음으로 직장인 '유급'휴가제 추진중

등록 2021.10.26 23:47:39수정 2021.10.27 0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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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국 전세계서 출산 유급휴가 없는 8개국에 속해
민간 피고용자에 대해 4주 보장하는 인프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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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니=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뉴저지주 커니의 교통 정비 단지를 방문해 미국과 세계를 '다시 더 좋게 세우자(Build Back Better)' 의제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로 재건하자"라며 초당적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성 지출 법안 통과를 강조했다. 2021.10.26.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직장인들이 '유급 휴가'를 아메리카 독립 이후 처음으로 갖게 될 전망이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세계적 전범(典範)으로서 어떤 이유든 일하지 않고도 주급이나 월급을 타가는 '유급 휴가'제를 공산주의 혹은 사회민주주의 냄새가 난다며 결사 반대해왔다. 그래서 선진국은 물론 190개가 넘는 전세계 국가 중 유급 출산 휴가가 없는 8개 국 중 한 나라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3월 말부터 10년 간 총 6조 달러(7000조원)가 소요되는 물리적 및 인간적 인프라 구축안을 추진해왔으나 10월 말 현재까지도 말뿐이다. 다만 줄이고 줄여 3조 달러로 축소된 두 개의 인프라 법안이 잘하면 11월 초부터 12월 말 사이에 실현될 수도 있다.

역사적인 유급 휴가가 그때 미국서 현실이 될 수 있다. 지금도 연방 공무원들은 12주의 출산 및 배우자 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1억5000만 명의 미국 노동자 중 이런 연방 공무원은 20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미국 직장인들은 12주 휴가를 무급으로 신청해서 써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거나(아내가 출산하거나) 본인 및 가족이 아플 경우 총 근무시간 등 조건이 맞을 때 무급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데 사유는 철저히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현 무급 휴가는 가족휴가(FMLA)로 불리고 잘하면 실현될 수도 있는 유급휴가는 유급 가족휴가(PFL)로 약칭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들에게 적용될 PFL를 본래 연방 공무원처럼 12주를 추진했으나 결국 4주로 크게 단축되고 말았다. 휴먼(인간적) 인프라 법안이 당초 3조5000억 달러에서 그 절반으로 줄어들어 논의되고 있는 데 비추어보면 축소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마저도 운수없으면 2년제 대학의 무료교육처럼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12주를 밀어부칠 때 바이든과 민주당이 계상한 소요 예산은 10년 동안 5000억 달러(580조원)이었다. 민간 기업 노동자가 대상이나 연방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본 것이다. 5000억 달러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지금처럼 양로원 같은 시설이 아닌 가족 및 지역사회가 돌보기로 하면서 해당 가족 및 사회에 지원하려고 하는 돈 4000억 달러(10년간)보다 많다.

4주로 줄어들면 소요 예산도 대폭 줄어들 것이나 12주 때 10년에 걸쳐 필요한 5000억 달러, 580조 원은 한국의 올해 전체 예산 규모이고 이미 미국 상원에서 승인된 물리적 인프라 법안의 실제 소요 예산(5년) 전액 5500억 달러와 거의 맞먹는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174개 국이 실시하고 있는 유급 출산모 휴가는 평균 일수가 29주로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4주의 일곱 배가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66주였고 한국은 64.9주로 캐나다의 72주보다는 적고 독일의 58주보다는 많았다.

새 아이 아빠에게 주는 부성애 배우자 유급휴가는 107개 국이 실시하고 있고 평균 16주인데 한국은 52.6주였다. 러시아는 146주, 캐나다는 61주, 독일은 44주였다.

본인 및 가족 질병 유급휴가는 174국이 시행하고 있고 기간이 길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회복까지 유급휴가를 주고 독일은 84주였다. 캐나다가 여기서는 적은 15주였는데 132개 국이 3개월 이상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 인도 등 10개국과 함께 0로 조사되었다.  

미국은 유급휴가가 성사된다 해도 4주에 불과하지만 대신 '가족'의 범위가 현대적 추세를 반영해 어느 나라보다 광범위하게 인정된 점이 그나마 선진적이다. 며느리, 시어머니 등 혈친이 아닌 배우자 계열의 인척을 포함하고 파트너는 물론 기족과 '동등한' 구성원도 끼어준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1920년대부터 출산과 질병의 유급 휴가 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지만 미국에서 무급이라도 사유가 되면 12주 휴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 1993년부터였다. 지금도 이 무급휴가를 쓸 수 있는 민간 피고용자는 반 정도에 그친다.

만약 이번 휴먼 인프라 법안에서 4주 PFL 조항이 빠지게 된다면 미국은 전세계서 마샬 군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팔라우, 파푸아뉴기아, 수리남 및 통가와 함께 출산 유급휴가가 없는 8개 국에 계속 남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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