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조사 사흘 앞…법정 증언으로 예상해 본 '이재명 vs 검찰'
남욱 석방 직후 법정서 작심 발언 이어져
"김만배 '천화동인 1호 이재명 지분' 언급"
정민용 "유동규 지분" 서로 다른 증언도
"대장동 사업 설계, 모두 이재명 의도대로"
남욱 "이재명에 준 선거자금, 최소 4억원"
유동규·김만배는 법정증언 아직…입장 갈려
'댓글 작업' 의혹도 조사 포인트 중 하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1.25. [email protected]
결국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인물들의 검찰 진술 내용과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이 대표의 관여 여부를 캐물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오는 28일 오전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 대표를 겨냥한 듯한 대장동 일당의 법정 내 증언은 지난해 11월 남 변호사가 석방된 직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됐다. 위례·대장동 사업 의혹을 넘어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이 검찰 수사의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욱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란 것 알아"
그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 대표 측 지분이란 것을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며 "지난 2015년 1~2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 전 수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들을 진술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겁도 많았다.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실 정신도 없었다. 솔직하게 말씀 못 드린 부분이 있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가 직접적으로 대장동 사건과 이 대표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이후 정민용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본인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며 엇갈린 증언을 했다. 이에 따라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가려내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정민용 "이재명, '민간사업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가져오는데 공모가 흥행이 되겠나'라고 말해"
정 변호사는 이 대표가 "민간사업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가져오는데 공모가 흥행이 되겠냐"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 측 변호인이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냐고 묻자 "맞다. 워딩 그대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는 것에 대해 "이재명 시장이 얘기한 것을 유 전 본부장이 똑같이 말한 것 중 하나가 그것"이라고 답하며 '확정이익 지침을 비롯한 대장동 사업 설계가 이 대표의 의도라고 말했다.
다만 확정이익 확보가 정당한 판단이었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대장동 사업 설계자가 맞다면서도 공공환수액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확정 이익 방식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는 "(사업 이익을) 50대50으로 나누는 것이 확정이익 방식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정책적 결정사안이라고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실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2022.11.18. [email protected]
남욱 "선거 기간 중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 최소 4억원"
그는 "선거 기간에 이 당시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이 최소 4억원 이상 된다"며 "이후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2억원, 나머지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등이 선거자금으로 쓰이는 걸로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씨로부터 받은 돈 중 김씨에게 전달한 돈은 12억원 전후"라며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윗선인 '형들'에게 지급돼 선거자금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형들'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모두 이 대표의 최측근이다.
하지만 기소된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모두 남 변호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불법 대선자금 의혹 또한 이 대표의 중요 수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전 본부장과 김씨는 재판 과정 중 아직 피고인 신문 순서가 돌아오지 않아 법정에서 직접 증언한 바는 없다. 다만 두 사람은 법정 밖과 검찰 조사 등에서 이 대표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 "대장동 일당이 이재명 욕설 옹호 여론 조성"
검찰은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가 친형과 형수에게 욕설을 한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이 유포되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등을 시켜 이를 옹호하는 '댓글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민간업자들을 통해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인터넷 댓글을 게시하는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의혹은 대선자금이나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 의혹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측 간의 유착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 지점도 이 대표 조사에서 언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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