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새봄 같은 미식'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서 스페셜 디너 여는 '가이세키 장인' 사와다 셰프[인터뷰]

등록 2023.03.18 17:11:19수정 2023.03.18 18:10: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일까지 '하코네'…10코스 디너 선봬

30년 베테랑…작년 12월 이어 두 번째

사와다 카즈미 셰프 *재판매 및 DB 금지

사와다 카즈미 셰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식탁에 내려온 봄'.

일식, 그중에서도 '가이세키 요리'(会席料理)를 표현하는 데 이보다 알맞은 말이 있을까. 그 화려하면서 다양하고 풍성함이 봄을 꼭 닮았기 때문이다. 이유를 하나 더한다면 '혀끝에서 맛이 꽃처럼 피어나서'다.

봄을 조금 더 일찍 맞이하고 싶어서였을까.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이 30여 년 경력의 일본 가이세키 요리 장인(匠人) 사와다 카즈미 셰프를 초청해 13일부터 1층 일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하코네'에서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을 열고 있다.

호텔 측은 지난해 12월 진행한 사와다 셰프 초청 행사가 성황을 이룬 데 힘입어 그에게 다시 러브콜했다.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선보이는 도허새우 등 '특선 모둠 생선회 6종' *재판매 및 DB 금지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선보이는 도허새우 등 '특선 모둠 생선회 6종'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스페셜 디너는 '봄'을 주제로 한다.

사와다 셰프는 자연산 활어, 세계양식책임관리회(ASC) 인증 완도 전복, 제주 옥돔, 우월 민속 한우, 붕장어, 캐비아 등 신선하고 진귀한 식재료를 시그니처 스타일로 재해색해 10코스 메뉴로 내놓는다.

사와다 셰프는 "새싹이 땅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순간을 떠올리며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고객이 음식을 입으로 맛보지만,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도록 정성을 들여 준비했습니다"고 프로모션을 소개했다.

"지난 번에는 주방도 낯설고, 하코네 셰프들과도 처음 호흡을 맞추다 보니 성과를 내긴 했어도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두 익숙해 더 나은 요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는 말에서 '요츠야 사와다 도쿄 요츠야'(도쿄), '카츠라노차야 사와다 가루이자와'(나고야) 등 현지에서 가이세키 요리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하는 오너 셰프가 바쁜 일정을 쪼개 다시 한국에 온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가이세키 요리는 '스시'(초밥), '사시미'(회), '덴뿌라'(튀김) 등과 같은 일식의 한 종류가 아니다. 이런 요리들을 코스로 구성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에도시대(1603~1866)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사와다 셰프는 가이세키 요리를 "일식의 모든 것이 다 포함된 종합 요리"라고 정의했다. 이어 "모든 일식 요리를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가이세키 셰프입니다"고 덧붙이는 대목에서 자부심이 드러났다.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차리는 '일곱 가지 애피타이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차리는 '일곱 가지 애피타이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1988년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교토의 유명 가이세키 요리 레스토랑인 '기온 마루야마'에 들어가 가이세키 명인 아래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셰프로 성장했다. 그곳에선 요리도 배웠지만, 꽃 장식과 오차를 내는 방법도 익혔다. 꽃과 오차도 요리 못지않게 가이세키 요리에서 중요한 요소여서다.

실제 가이세키 요리에는 꽃이 빠지지 않는다. 오차처럼 먹는 것은 아니나 가이세키 요리를 더 아름답게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 구실을 톡톡히 한다.

사와다 셰프는 "가이세키 요리에 꽃 장식을 하는 이유는 셰프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죠"라고 설명했다. "한 번에 고객 50인을 받는다고 할 때 제가 이 요리를 어떤 생각으로 만든 것인지 한 분 한 분에게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죠. 이때 꽃 장식을 통해 저는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이번 프로모션 메뉴 중 그가 앞장서서 추천하는 '일곱 가지 애피타이저'의 '쑥 두부' '문어' '피조개와 연어 알 오색 무침' '고등어 초밥' '가리비와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매실 무침' '풋콩 소스의 게살 춘권말이' '해삼 내장 계란찜' 등 알록달록 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요리 사이에서 꽃망울 가득 달린 가지가 플레이팅을 화룡점정(畵龍點睛) 한다.
사와다 카즈미 셰프 *재판매 및 DB 금지

사와다 카즈미 셰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프로모션 메뉴는 에피타이저 외에 교토에서 스승에게 배운 레시피를 재현한 '백 된장으로 맛을 낸 완도 보리새우, 표고버섯, 섬초 수프'를 비롯해 '머위 된장 무침, 대합, 표고버섯, 아보카도, 벨루가 캐비아' '특선 모둠 생선회 6종' '제주 옥동 숯불구이, 연근 초절임' '붕장어 조림, 감자만두, 트러플' '말린 숭어알과 새우, 가리비 튀김' '우월 민속 한우 등심 말이, 아스파라거스' '완도전복, 연어 알, 우니, 파 돌솥 밥' '도미, 참나물, 벚꽃 소바' '생강 푸딩, 흑당 소스,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다.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에 입에 침이 괼 정도다.

그러나 사와다 셰프가 아무리 가이세키 요리 베테랑이고, 미슐랭 스타 셰프라고 해도 한국에서 일본 현지와 동일한 맛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식자재 품질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탓이다.

중국 포시즌스 광저우(2010~2015),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 서울(2015~2018년), 중국 NUO 호텔 베이징(2019~2022) 등 일본 외 나라에서도 주주방장으도 봉직한 그의 답이 궁금했다.

그는 "해산물, 그중 참치와 성게 알은 조금 차이가 있죠"라면서도 "그래도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모두 한국 셰프들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한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도쿄에서 열린  식자재 박람회에서 우연히 파르나스 호텔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더 훌륭한 식자재를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식자재를 쓰기 위해 하코네 셰프들과 지속해서 커뮤니케이션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습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요리 철학을 "음식 하나하나를 성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하는 사와다 셰프에게 두 가지 중 선택을 강요해봤다. '미슐랭 3스타 셰프'와 '가이세키 명인' 중에서다.

그는 별로 고민하지 않고 답했다.

"미슐랭 1스타를 갖고 있어도, 저는 그것을 따기 위해서 따로 노력한 거 없이 늘 똑같이 가이세키 요리를 했을 뿐입니다. 미슐랭 스타 획득 사실을 알려준 것도 미슐랭 가이드 측이었죠. 미슐랭 스타 덕에 식당이 유명해지고, 셰프로서 명성을 얻기보다 많은 고객이 '그 집에 가야만 그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읻게 하는 셰프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75세인 스승님께서 아직도 요리하고 계십니다. 그 분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지금은 계속 노력하고 싶습니다."       

사와다 셰프 프로모션은 20일까지 매일 오후 6~10시 거행한다. 

일본 최초 프리미엄 크래프트 진 '키노비'와의 마리아주를 비롯해 와인이나 사케, 천연 무알콜 와인 페어링도 마련된다.

네이버 예약 또는 전화 예약 필수다.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선보이는 '완도전복, 연어 알, 우니, 파 돌솥 밥' *재판매 및 DB 금지

사와다 셰프가 '스페셜 디너 프로모션'에서 선보이는 '완도전복, 연어 알, 우니, 파 돌솥 밥'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