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北 "신부, 면사포·색안경 쓰고 가슴·머리 꽃 장식 우리식 아냐"

등록 2023.03.31 09:41: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RFA 소식통 인용 보도…"결혼식, 사회주의 생활양식 맞게 검소하게 해야"

[서울=뉴시스] 3월 8일 북한에서 '국제부녀절'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3.03.31

[서울=뉴시스] 3월 8일 북한에서 '국제부녀절'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3.03.31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결혼식이 잦은 4월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청년들에게 결혼식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검소하게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결혼식을 간소하게 할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주 토요일 공장 초급당비서가 제국주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고수할 데 대한 내용의 해설담화를 진행했다"며 "핵심 내용은 결혼식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우리식으로 검소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봄, 가을에 결혼식을 주로 하는데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이동과 장사가 통제되면서 결혼식을 미룬 경우가 많아 올봄에 결혼식을 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해설담화는 일부 주민들이 결혼식 잔칫상을 요란하게 차리거나 신랑이 신부를 데려갈 때 승용차 여러 대를 동원해 위세를 뽐내는 등의 현상을 지적했다"면서 "지금의 어려운 시기에 식량과 연유를 낭비하는 비애국적인 행동을 하지 말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은 신랑 신부의 옷차림과 단장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할 데 대해서도 강조했다"며 "특히 조선옷(한복)을 입은 신부가 면사포 같은 얇은 천을 머리에 쓰거나 외국 글자나 상표가 새겨진 옷을 입고, 색안경을 쓰고, 신부의 앞가슴과 머리를 꽃으로 가득 장식하는 등 우리식이 아닌 행동들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결혼사진을 우리식으로 고상하게 찍을 데 대해서도 강조했다"며 "신랑이 신부를 허리 위로 안아 들어 올리고, 신랑 신부가 포도주가 든 술잔을 부딪치며, 신부가 신랑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등 우리식이 아닌 행동을 하며 사진을 찍지 말 데 대한 내용도 있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해설담화는 고상한 미풍양속과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배치되는 이색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엄포로 끝났다"며 처벌 가능성도 시사했다.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최근 청년들과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결혼식을 우리식으로, 고상하게 할 데 대한 문제가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당국의 의도는 어려운 시국에 맞지 않게 결혼식을 요란하게 하거나 신랑 신부의 옷차림이나 결혼사진을 찍을 때 외국풍을 따르지 말라는 것"이라며 "수년 전에도 결혼식 때 신랑 신부가 가슴과 머리에 다는 꽃의 크기는 물론 사진을 찍을 때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꽃의 경우 가슴 꽃은 7~8㎝, 머리 꽃은 15㎝를 넘지 않는 등 요란하게 장식하지 말고, 신랑이 신부를 들어 올려 빙빙 돌거나, 신부가 신랑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등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