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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라, 폭발한다!…연극 '온 더 비트'[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3.06.19 16:52:42수정 2023.06.20 09: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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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탁, 탁, 타다닥, 탁탁탁"

암전 속에 무언가 빠르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가만히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감각이 곤두세워진다.

불이 켜지면 한 소년이 의자에 앉아있다. 그는 두 손바닥을 허벅지에 부딪치며 점점 더 빠르게 리듬(비트)을 만들어 간다. 리듬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고 자기 존재를 표현하는 소년 아드리앙이다.

110분간 리듬이 꽉 채우는 연극 '온 더 비트'는 아드리앙과 그의 세상을 담아낸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친구들의 비웃음과 주변의 폭력을 당하던 그는 어느 날 일상의 소리에서 리듬을 발견한다. 옆집 마당에서 들려오는 농구공을 튀기는 소리, 주방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칼질 소리는 귓속을 파고들었고 그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리듬에 눈을 반짝인다.
[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리듬은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했다. 그런 아드리앙의 숨구멍이 되어준 건 바로 '드럼'이다. 리듬을 마음껏 분출하며 드럼과 사랑에 빠진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한다. 드럼은 그의 전부이자 자기 자신과 같은 존재다. 흥겨운 팝부터 부드러운 재즈, 강렬한 록과 헤비메탈까지 리듬을 쪼개고 붙이며 자유를 만끽하는 그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낸다.

드럼은 아드리앙이 세상과 소통하게 한 도구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있는 그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소녀와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밴드를 만들려는 새로운 시도로 발을 디딘다. 하지만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그의 세상이 파괴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외부와 다시 단절된다. 더 이상 드럼을 만질 수도 없게 됐지만, 그럼에도 그에겐 리듬이 여전히 남아있다.

배우 한 명이 전체 극을 이끌어가는 1인극의 힘을 보여준다. 아드리앙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해설하는 동시에 소녀, 친구 등 여러 역할을 소화해 낸다. 빠른 호흡과 속도감 있는 무대는 객석과 가까운 거리만큼 배우의 뜨거운 땀방울과 열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무대 위엔 의자와 드럼만이 배치되고, 색색깔의 조명으로 공간의 입체감을 더했다.
[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온 더 비트' 공연 사진. (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3.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배우이자 연출가인 쎄드릭 샤퓌가 직접 쓰고 연기한 작품이다. 2016년 몰리에르 1인극상 후보에 올랐고, 2021년 오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1인극상을 받았다. 지난해 국내 초연에 함께한 배우 윤나무와 강기둥이 이번 앙코르 공연에 다시 올랐다. 작품을 위해 오랜 시간 연습해 온 드럼 실력을 뽐낸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티오엠 2관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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