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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연차 소진하라는 회사…수당으로 못받나요?"[직장인 완생]

등록 2023.08.19 12:00:00수정 2023.08.19 12: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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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사용 강제는 위법…미사용 연차 보상되지만

시기 등 적법한 연차사용 촉진 시 보상의무 없어

절차 지키지 않았다면 수당 지급…반드시 서면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3년차 직장인 A씨. 여름휴가는 지난 6월 다녀왔고, 하반기에는 일이 몰리는 시즌이라 남은 연차는 소진하는 대신 수당으로 받을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지난달 회사가 공지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안내문'을 보니 남은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고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A씨는 "일이 많아서 연차를 다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수당으로도 안 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상반기가 지난 뒤 회사로부터 연차휴가 사용 촉진을 통보 받았다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으면서 이른바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해당 제도를 알아보기 전에 연차의 개념부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자.

정식 명칭으로 '연차유급휴가'인 연차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유급으로 15일의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후 매 2년마다 1일이 가산돼 최대 25일 한도로 연차를 쓸 수 있다.

계속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1년간 80% 미만으로 출근한 근로자도 연차가 주어진다. 1개월 개근 시마다 1일의 휴가가 주어져 최대 11일의 연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연차는 근로자가 원하는 시기에 청구하는 것으로, 근로자 의사에 반해 연차 사용을 강제한다면 위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또 사용기간 내 쓰지 않은 연차는 소멸되더라도 수당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는데, 바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시행한 경우다.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는 근로기준법 제61조에 따라 사용자가 연차 사용을 촉진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경우에는 미사용 연차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없는 것을 말한다.

연차가 금전 보상의 수단이 아닌, 본래의 취지인 근로자의 휴식권과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사업장이 해당 제도를 도입해 연차 사용을 촉진했다면 미사용 연차는 보상 없이 소멸된다.
[서울=뉴시스] 연차휴가 사용 촉진 통지서 예시

[서울=뉴시스] 연차휴가 사용 촉진 통지서 예시


다만 단순히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연차 사용을 촉진했다고 해서 모두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기와 방법, 횟수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차 사용을 촉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1년 이상 근무자와 1년 미만 근무자로 나뉘는데, 우선 1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서는 연차 사용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않은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그 시기를 정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연차 사용을 촉구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 시기를 정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2개월 전까지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지정해 통보할 수 있다.

예컨대 회계연도(1월1일~12월31일) 기준으로 연차가 발생하는 사업장이라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7월1일부터 10일까지 1차 촉진을 하고, 근로자는 7월20일까지 그 시기를 정해 사용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는 10월31일까지 해당 근로자에 대해 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해 2차 촉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1년 미만 근무자의 경우 연차 11일 중 먼저 발생한 연차 9일에 대해서는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나머지 연차 2일은 1개월 전을 기준으로 5일 이내에 서면으로 촉구해야 한다. 2차 촉진은 각각 1개월 전과 10일 전이다.

만약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연차 사용을 촉진했다 하더라도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연차 사용 촉진은 반드시 '서면'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불명확한 조치로 당사자 간 분쟁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이메일을 포함한 전자결재시스템을 통해 할 경우에는 근로자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촉진이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선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가 남은 연차에 대한 수당 지급 의무가 없는 만큼 회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결국 연차를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사용하는 회사 문화가 더욱 정착될 필요가 있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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