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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 연출 "'난중일기' 꿈으로 엮은 '순신'…융복합 총체극"

등록 2023.09.21 15:52:43수정 2023.09.21 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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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순신' 11월 초연…기자간담회

[서울=뉴시스]이지나 연출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나 연출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은 꿈을 굉장히 많이 꾼 사람이에요. 예지몽은 물론 꿈에 고통과 희로애락이 농축돼 있는데, 참 흥미롭죠. 그 꿈을 해석하고 엮어보자 싶었죠."(이지나 연출)

'난중일기'에 기록된 이순신의 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순신'이 11월 초연한다. 이지나 연출과 김선미 작가, 소리꾼 이자람이 공동 극작을 맡았고, 김문정 음악감독이 작곡,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무대미술디렉터를 맡는 등 이름난 창작진이 한데 뭉쳤다.

40여개의 꿈 이야기를 엮어 역사적인 사건과 교차 편집한다. 용맹한 장수이자 충직한 신하이며 효심 깊은 아들이자 가슴 아픈 아버지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간 이순신의 삶과 고뇌를 그린다.

이지나 연출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순신이 초인적으로 이겨낸 고통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순신의 일생을 나열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건 50부작 드라마에서 하면 되죠. 고통의 극한이 인간을 얼마나 강하게 하는지, 그 고통 속에서 어떻게 조선을 구할 수 있었는지 등 그의 내면을 신체(무용)와 판소리가 가진 애절함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순신'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지 않는다. 가무극의 음악과 무용은 물론 판소리, 첨단기술이 도입된 무대미술 등 여러 장르와 기술을 융복합한 총체극을 내세운다.
[서울=뉴시스]소리꾼 이자람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소리꾼 이자람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꿈 테마는 8개로 구성되며, 무용수가 이순신 역할을 맡아 움직임과 춤으로 그의 내면을 표현한다. 5명으로 구성된 코러스는 이순신의 분신으로 그의 심리를 대사와 노래,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이 연출은 "무대예술로 어떻게 장르적 차별화를 줄까 고민했다. 영화처럼 CG나 편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순신'만의 힘을 찾으려 했다"며 "순신의 고뇌를 육체로 표현하며, 대사는 몇 마디 되지 않는다. 대사나 노래는 무인이나 코러스, 순신의 아들이나 어머니, 선조 등이 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순신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이전부터 구상해 왔다. 이 연출은 8년 전 이자람과 함께 이순신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안을 받고 통영까지 다녀왔지만, 결국 무산됐다. 그는 "그때 뮤지컬 '서편제'를 할 때인데, '적벽대전'을 담아낸 '적벽가'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순신에 대한 판소리가 없는 게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임진왜란의 시작부터 '한산', '명량', '노량' 등 주요 해전 장면은 고수와 함께하는 전통적인 판소리로 담아낸다. 이자람이 작창을 맡았다.

이자람은 "임진왜란과 한산 대첩까지 멋지게 곡이 나왔다. 각 전쟁의 콘셉트가 다른데, 한산이나 명량은 '적벽대전'을 참고한 게 맞다. 그에 견줄 수 있는 대전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산을 만들었다"며 "전통 판소리 어법에 맞게 쓴 후에 이를 다시 컨템퍼러리하게 작업하는 등 전쟁신은 어마어마한 수정을 거듭하면서 완성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예술단 '순신' 창작진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울예술단 '순신' 창작진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2023.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데스노트', '웃는 남자' 등 무대미술 분야 최고로 손꼽히는 오필영 디자이너는 영상 등을 활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선보인다. 극장의 깊이를 십분 활용해 이순신의 고통을 상징하는 20m 깊이의 동굴 같은 구조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9대의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로젝션 매핑(대상물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보여주는 기술)도 활용한다.

그는 "기존 뮤지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흔히 이순신 하면 거북선이나 당당히 서 있는 모습 등을 떠올릴 수 있는데,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려 한다. 관객들의 상상에 제한을 두고 싶진 않다. 배가 나오거나 구체적인 장치가 등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전통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장르로 계속 실험하는 것이 서울예술단의 예술적 정체성"이라며 "창작진들의 새로운 도전으로 만들어질 이번 신작이 공연에 새로운 양식의 단서를 마련해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1월7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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