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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몰락의 시간'…수행비서 문상철의 증언

등록 2023.11.27 10:11:52수정 2023.11.27 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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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몰락의 시간(사진=메디치미디어 제공) 2023.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몰락의 시간(사진=메디치미디어 제공) 2023.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믿을 수 없었다. 안 지사에게 평소 여성 편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성폭행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머리가 멍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절규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7년 간 수행비서였던 문상철 책 '몰락의 시간'에 안희정의 비상과 추락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그는 "목격담이자 반성문"이라고 했다.

"오래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내가 겪은 일들이 감히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였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이자 안 전 지사를 지근 거리에서 수행해온 저자는 5년의 고민 끝에 책을 통해 그때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긴 시간 말을 아끼고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자책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믿을 수 없었다. 안 지사에게 평소 여성 편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성폭행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머리가 멍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절규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중략) 안희정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지난 7년여의 여정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나는 피해자보다 가해자와 더 가까운 사이였다. 평창으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심장은 터져나갈 듯 요동쳤다."(5장 '정치의 몰락: 마침내 붕괴되다'중에서)

안 전 지사와 함께한 7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촉망받는 정치인 안희정의 성장 과정과 성장을 멈춘 순간부터 권력의 맛에 취하며 점차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안 지사는 시사에 약한 탓에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가 공론화되었을 때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국민들이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 따라서 추상적인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가 분노에 편승하면 안 된다’는 말만을 되뇌었다. (중략) 4년간의 치열한 국정 공부를 통해 큰 정책적 흐름을 파악했다고 믿은 안 지사에게 날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작은 일들은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중략) 오랜 시간 지속된 대통령 공부는 안 지사에게 미래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교만의 씨앗을 제공하였다."(4장 '정치의 변질: 잠식되다' 중에서)

권력을 쥔 자가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이 책은, ‘미투’ 사건은 정치인 안희정의 ‘몰락의 시간’을 가속화한 결정적 사건이었을 뿐 그의 몰락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으며,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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