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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감염병 늘고, 의사들 소아과 피하고…부모들 "어쩌라고"

등록 2023.12.09 08:00:00수정 2023.12.13 09: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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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인플루·마이코플라즈마 등 감염병 이어져

10년 간 소아과 전공의 모집 미달…올해도 25.9%

"코로나와 예방법 비슷…손 씻고 마스크 잘 써야"

[서울=뉴시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호흡기 감염병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3월6일 전북 임실군 소재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마스크 착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임실군 제공) 2020.03.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호흡기 감염병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3월6일 전북 임실군 소재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마스크 착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임실군 제공) 2020.03.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인플루엔자, 아데노 바이러스에 이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확산하면서 면역력이 낮은 소아 중심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소아과를 지원하는 젊은 의사들의 비율은 갈수록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장에 소아 진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이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아동 양육 보호자들의 시름은 계속 깊어지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아닌 박태리아의 일종인 마이코플라즈마균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이 될 경우 고열과 심한 기침이 동반되는데, 통상 경증으로 앓다가 지나간다. 감기가 심해져 폐렴으로 진행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감기성 질병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약 3년 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감염병 전파를 차단했지만 동시에 다른 감염병의 발생도 줄여 저연령층 중심으로는 감염을 통한 면역을 획득하지 못했다.

호흡기 감염병의 경우 보통 경증이 많아 개발 비용 대비 수요가 낮은 탓에 코로나19를 제외하면 백신도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자연 면역이 아니면 면역력을 획득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 여파로 2022~2023절기(2022년 9월~2023년 8월)는 역대 처음으로 독감 유행주의보가 1년 내내 지속됐다. 해가 바뀌어 2023~2024절기가 새로 시작됐지만 여전히 독감 유행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약 15개월 연속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셈이다.

가장 최근인 48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을 보면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 환자 수는 48.6명으로 유행 기준인 6.5명을 7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호흡기 감염병이 보통 경증으로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면역력과 통제력이 비교적 약한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소아과의 경우 오전과 오후 등 환자가 몰리는 시간에는 '오픈런'과 같이 긴 줄이 들어서는 현상이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어린이집·유치원에서는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맞벌이 부부는 비상이 걸린다.

경기도 수원에서 3살 아이를 키우는 박모(36)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열이 나면 어린이집을 못 오게 하고, 다시 등원하려면 등원해도 된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야 했다"며 "지금은 의사 소견서까지는 안 내도 되지만 조금만 열 나고 기침을 해도 기피하는 분위기라 병원을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소아과 오픈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워킹맘·'브런치맘'을 언급하자 원인 진단이 한참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도 안산에서 3살 아이를 키우는 이모(34)씨는 "아기가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데 아플 때마다 연차를 다 낼 수도 없고, 병원에 가야할 정도가 되면 1~2시간 늦게 출근을 하고 병원을 간다"며 "아이를 데리고 긴 시간 줄 서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나. 아이가 아프다고 매번 휴가를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줄을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만연해있지만 소아과 인프라는 단기간에 확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일 공개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보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205명 모집에 53명이 지원해 25.9%의 지원율을 보였다. 수도권의 경우 38.1%로 소폭 올라가지만 비수도권은 9.2%에 그친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최근 10년간 전공의 수급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4~2023년 소아청소년과의 전공의 1년차 확보율은 수도권이 67.3%, 비수도권은 32.7%에 머물렀다.

복지부는 올해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소아 진료 수가 체계 개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 비용 지원 등의 방안을 내놨으나 의협과의 의대 정원 확대 논의는 의료현안협의체 20회차인 지난 6일에서야 처음으로 안건으로 상정됐다.

결국 당장 소아 진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더 신경을 쓰는 수 밖에 없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 감염병은 코로나19처럼 예방법이 비슷하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마스크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일상회복 이후에 마스크를 대부분 안 쓰고 있는데,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겨울철,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더 철저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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