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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직원들 앞에 선 김범수 "참담함 느껴…사명까지 바꿀 각오"

등록 2023.12.11 16:08:28수정 2023.12.11 16: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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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임직원 간담회 통해 경영 쇄신 방향성 공유

"자율경영 방식 이제 안 통해…사업, 지배구조 개편·인적 쇄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뉴시스]최은수 기자 =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창업자가 2년 10개월 만에 직원들을 만나 전면적인 경영 개편을 예고했다. 앞으로 기술 중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업 문화 개선, 인적 쇄신 등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창업자는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공유했다. 이날 김 창업자는 현재 카카오가 전사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김 창업자는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창업자는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라며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그룹 내 거버넌스(지배구조)도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창업자는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기업 문화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그는 "과거에 말씀드린 적 있듯이 ‘문화가 일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기에,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 쇄신도 예고됐다. 김 창업자는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라며 "내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라고 전했다.
[성남=뉴시스]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공유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뉴시스]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임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경영 쇄신 방향성에 대해 공유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최근 카카오가 겪고 있는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카카오를 설립해 크루들과 함께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년이 되어간다"라며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위해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CEO 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라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랐고 실제로도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공을 만들어냈다"고 회고했다.

김 창업자는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저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자산 규모로는 재계 서열 15위인 대기업"이라면서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라고 시인했다.

그는 "우리를 향한 기대치와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삐그덕대는 조짐을 끓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경영진들도 단단한 각오로 임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힘든 과정은 언젠가 돌아보면 카카오가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하는 계기로 기억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AI 시대에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사내 간담회는 카카오 본사 임직원 2000여명(오프라인 400여명, 온라인 1800여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약 20여개의 직원들의 질문이 오갔으며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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