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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네이티브' 보안의 서막…산업의 종말인가 재편인가[미토스 쇼크③]

등록 2026.04.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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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스에 보안업계 충격…수동적 패치 가고 '자율 방어' 엔진 뜬다

'취약점 발견-패치' 수동적 고리 해체…AI 대 AI 전쟁터로

취약점 스스로 고치는 '자율 방어' 시대…K-보안 체질 개선 시급

AI 네이티브로 무장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작

[뉴욕=AP/뉴시스] 한 컴퓨터 화면에 나와 있는 앤트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 2026.04.17.

[뉴욕=AP/뉴시스] 한 컴퓨터 화면에 나와 있는 앤트로픽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 2026.04.17.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보안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가 투척한 폭탄 때문이다. 사람이 성벽을 쌓고 적이 오기를 기다리던 고전적 방어 방식의 유효기간이 만료됐다는 선언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보안 업계는 이제 'AI 네이티브'로의 전면적인 재편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무너진 성벽, 무용지물 된 패치 업데이트

그동안 보안 업계의 표준 프로세스는 '취약점 발견-패치 제작-업데이트'라는 수동적 순환 구조였다. 하지만 AI가 스스로 시스템의 구멍을 찾아내고 공격 코드를 생성하는 '자율 해킹' 시대에 이런 속도는 무의미해졌다. 미토스와 같은 지능형 엔진은 사람이 취약점을 분석하기도 전에 수만 가지 방법으로 성벽을 뚫는 법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은 냉혹하다. 앤트로픽의 미토스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글로벌 보안 기업들의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급락했다.

사전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위협을 탐지하던 기존 솔루션들이 AI가 주도하는 변칙적인 공격 앞에선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적은 이미 성벽 안에서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방어자는 여전히 예전 설계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AI 대 AI'…지능형 엔진 전쟁의 서막

AI 공격의 속도가 빛의 속도로 빨라지면서 기존의 방어 체계는 무력화되고 있다. 취약점이 발견된 후 패치를 제작하고 전 세계 시스템에 업데이트를 배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적 간극을 AI 공격자가 무자비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보안은 이제 무의미하다"며 "보안의 모든 과정이 AI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AI 네이티브' 보안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안의 전장은 'AI 대 AI'의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핵심은 자율 방어다. AI가 시스템 내부의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다가 구멍을 발견하는 즉시, 스스로 코드를 수정하고 배포하는 체계다.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 "속도·통합·선제적 관리가 생존 열쇠"

미토스가 던진 충격은 전통적 보안 기업들에게는 종말의 신호탄일 수 있지만, 변화를 수용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기회다. 보안 업계·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보안 산업의 적자생존을 가르는 중대한 기로로 보고 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AI 보안의 성패가 결국 '대응 속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람의 대응 속도로는 AI 공격을 따라갈 수 없다"며 "공격이 빨라지는 만큼 대응 루틴과 프로그램도 자동화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대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시스템들이 '제로 트러스트' 관점에서 재편될 것"이라며 "모든 세션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관리하는 제로 트러스트 모델이 업계의 표준으로 강력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권 엔키화이트햇 대표는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수준의 보안 컨설팅은 이제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이제는 보안 장비 하나로 방어하는 시대가 끝났고 공격자 관점의 선제적 위험 관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시간으로 공격을 시뮬레이션하는 '레드티밍(Red Teaming)'과 상시 침투 테스트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미래 보안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K-보안의 과제…독자 모델 확보와 거버넌스 재구축

문제는 국내 보안 산업의 현주소다. 상당수 국내 기업은 여전히 정해진 규칙에 따라 위협을 탐지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의 경직된 보안 규정 역시 AI 기반의 유연한 대응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컨대 폐쇄망 내 보안 장비 업데이트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USB로 패치하는 방식으로는, 매일 취약점이 쏟아지는 AI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 한국 보안 산업의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솔루션을 고집하다간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보안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시스템의 심장부에 위치시키는 'AI 퍼스트' 전략이 시급하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개별 솔루션의 한계를 넘어선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염 교수는 "보안 패치만으로는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없기에 인증, 네트워크, 디바이스 상태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지능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단품 위주의 보안 제품에서 벗어나 전체 군단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통합 체계를 구축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거버넌스의 속도와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 교수는 "이제는 거버넌스 체계 자체가 AI 모델의 논리와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며 "특정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할 경우 기술 종속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느 나라가 얼마나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하느냐가 안보 역량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독자 모델의 역량을 강화하고 안보적 관점의 우려 사항을 개발 단계부터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커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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