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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대차 만리장성 넘다'…진출 7년만에 4위 쾌거

등록 2010.04.25 15:18:38수정 2017.01.11 11: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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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조현철 기자 = 중국 북경시 순의구에 위치한 북경현대차 2공장에서 직원들이 출고하기전 자동차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북경현대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67만대를 올해 판매, 시장 점유율 7.2%, 판매 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기사 있음>  jhc@newsis.com 

【울산=뉴시스】조현철 기자 = 베이징현대자동차가 만리장성을 넘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 7년만에 4위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중국인 취향에 맞춘 전략차종 개발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한 때문이다.

 진출 7년 만에 세계 최대시장, 중국에서 업계 4위에 오른 베이징현대차는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확인해준 셈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 같은 성장은 국내공장과 더불어 베이징현대차와 같은 해외공장과의 공조체제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기에 가능했다.

 베이징시 순의구에 위치한 베이징현대차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중앙정부의 정식 비준을 받은 자동차기업이다. 한국의 현대차와 중국의 베이징기차가 5대5로 합작 투자, 20002년 설립됐다.

 ◇'현대 속도' 신조어 창출 급성장  

 베이징현대차는 진출 초기부터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지금까지 기록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3년 5만 대 판매, 9억9000만 달러 매출 실적을 올린 베이징현대차는 2006년 29만대 3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008년 제2공장 준공에 이어 2009년 57만 대, 6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 7년 만인 지난해에는 업계 4위자리를 꿰찼다. 올 4월에는 누계 생산 판매 200만 대를 돌파했다.

 베이징현대차의 놀라운 성장세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생산공장이 있다. 각각 3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1·2공장은 최고의 생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공장의 노동생산성(HPV)은 18.9시간으로 혼다 22.03시간, 도요타 25.68시간보다 뛰어나다.

 현대차 공장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인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19.9시간보다도 우수하며 울산공장 33.1시간(2006년 기준)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HPV는 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총 노동시간을 말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징현대차의 탄력적인 생산라인 또한 강점. 베이징현대차는 판매량 급증시 생산 작업시간을 1일 최대 7시간(8+8→11.5+11.5)까지 늘려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국내 공장과는 달리 생산인원에 대한 효율적인 전환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2008년에는 2공장 소요인원 중 70%를 1공장에서 충원한 바 있다. 2009년에는 1공장 차체라인의 라인 작업자 전환배치를 불과 열흘 만에 해결했다.

 작업자들의 근무 모럴도 생산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실례로 장비 고장으로 생산을 못했을 경우 식사시간 또는 휴게시간을 이용, 정지한 시간만큼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작업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

 동일 라인 다차종 생산도 유연한 생산시스템 구축에 한 몫하고 있다. 1공장에서는 1개 라인에서 엑센트(베르나), 엘란트라(아반떼XD), 밍위(EF쏘나타 중국형), 투싼 등 4개 차종이 혼류(混類)생산되고 있다.  2공장에서는 위에뚱(아반떼HD 중국형), 링쌍(NF쏘나타 중국형), i30, ix35(투싼ix) 등 4개 차종이 혼류생산되고 있다. 국내공장이 최대 2개 차종이 생산되는 시스템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어느 라인에서 어떤 차종을 얼마만큼 생산하느냐의 문제는 작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시장의 상황에 맞춘다"며 "생산공장의 제1 목표를 시장이 요구하는 차종을 적시에 공급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가동률 향상을 위한 베이징공장만의 독특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이 공장은 라인공정 내 후공정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생산 지체를 방지하는 PULL(끌어당김)방식의 시스템을 운용함으로써 2009년 가동률을 1공장 98.5%, 2공장 99.7%까지 올렸다. 

 ◇무역장벽 타파 한몫

 중국의 자동차 수입 관세는 22.5%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수출할 경우 물류비용 부담 등 현지생산을 하고 있는 동종 기업과는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여기다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고관세 정책을 취하는 등 수입차에 대한 규제가 매우 심한 편이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공장 건설이 필수적이다.

 관세 장벽 뿐 아니라 '고용 문제'가 전세계적 관심사가 됨에 따라 자국에 공장이 없이 제품 수출만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커지는 등 차량 판매에 큰 부담이 됐다.

 최근 도요타 리콜 사태를 분석해 보면 품질 저하 등 문제도 있지만 도요타가 추가로 건설키로 한 미국 내 공장 건설을 미루고 GM-도요타 합자회사인 누미(NUMMI)공장을 폐쇄하는 쪽으로 가자 미국 내 여론이 나빠진 것도 사태 악화에 한몫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주효

 베이징현대차의 또다른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베이징현대차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종은 중국 도로 조건에 적합하도록 최저지상고를 높이거나 특정 부품의 내구성을 높이는 등 현지에 맞게 재설계됐다.

 게다가 2008년부터는 오직 중국인만을 위한 현지 전략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8년에는 아반떼HD의 중국형 모델인 엘란트라 위에뚱과 NF쏘나타의 중국형 모델 링썅, 2009년에는 EF쏘나타의 중국형모델 밍위(Moinca)를 선보였다.

 엘란트라 위에뚱은 베이징현대차 총 판매대수의 41%(2009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매출 증대의 일등공신. 위에뚱은 화려함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맞게 아반떼HD를 기반으로 해 차체와 높이를 늘렸으며 크롬도금된 대형 라이에이터 그릴 등이 적용됐다.

【울산=뉴시스】조현철 기자 = 중국 북경시 순의구에 위치한 북경현대 공장 정문에 경비가 근무 중인 가운데 그 뒤로 공장 방문 환영 현수막이 붙어 있다.  북경현대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67만대를 올해 판매, 시장 점유율 7.2%, 판매 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기사 있음>  jhc@newsis.com 

 위에뚱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20만 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하는 모델 중 단일시장, 단일 모델로 1988년 미국 시장에 판매한 엑셀 이후 21년만에 처음이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위에뚱, 링썅, 밍위는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철저하게 조사해 현지인의 취향에 맞게 개발됐다"며 "팔리는 시장에서 생산한다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아니고서는 오늘날 베이징현대차가 이룬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베이징현대차생산본부 전무는 "베이징현대차 공장은 다차종 유연생산시스템를 갖췄기 때문에 시장에서 요구하는 차종을 언제든지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더욱이 베이징현대차 공장은 가장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최적의 인원이 라인에 투입돼 있다. 이것을 편성효율이라고 하는데, 베이징현대차 2공장의 지난해 편성효율은 90.1%로 다른 공장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직원들은 물론 노조 역시 내 일처럼 적극성을 갖고 협조해주기 때문에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베이징현대차는 중국 내에서 환경산업협력의 성공모델로서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중국 최고 자동차회사로 반드시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올 67만대 판매 순위 4위 목표

 베이징현대차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67만 대를 올해 판매, 시장점유율 7.2%, 판매 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4월 출시한 ix35(투싼ix)를 앞세워 현재 중국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일단 반응은 좋다. 차 없어 못팔 지경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주선호 고객층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 사무직 종사자들이다.

 베이징에는 모두 18개의 베이징현대차 딜러숍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3년 10월 문을 연 베이징현대차 버스산(波士山)점의 경우 매달 평균 400여대 정도 판매한다.

 이 점포 왕쯔용(33·王智勇)) 판매담당 부사장은 "이달 8일 ix35 신차 발표 이후 150대 예약주문된 상태다. 중국 현대차는 가격대에 비해 뛰어난 성능, 좋은 연비,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화려한 디자인이 타 차종과 차별화되면서 중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은 현대차가 앞으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맞춰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는 발빠르게 후속 차종을 내놓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신 국제전람중심 (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2010 베이징모터쇼(2010 Beijing International Automotive Exhibition)'에 신형 중국형 베르나(프로젝트명 RC)를 세계 첫 공개했다.

 7월부터 베이징현대 1공장에서 이를 양산해 하반기 중 중국 시장에 출시, 시장 선점에 가속도를 낸다.

 중국형 베르나는 위에뚱(중국형 아반떼), 링샹(중국형 NF쏘나타), 밍위(중국형 EF쏘나타)에 이은 새로운 중국 전략 소형 모델이다.

 중국형 베르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소형차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됐다. 중국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현대적인 디자인에 동급 최고의 연비와 안전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자리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년대비 94%의 판매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 2002년 중국시장 진출 이후 누적판매 200만 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탄력을 잃지 않고 있다"면서 "현대차는 중국 고객에 특화된 디자인의 위에뚱이나 ix35(국내명 투싼ix)와 같은 진보한 모델로 중국 내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형 베르나는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해 역동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외관 디자인을 반영했고 외관 디자인과 연계해 역동적인 라인과 유기적인 라인을 결합한 내장 디자인을 구현했다.

 1.4 및 1.6 감마엔진을 적용한 중국형 베르나는 1.4 모델의 경우 최대출력 78.7㎾(107ps), 최대토크 135N.m(13.8㎏.m), 1.6모델의 경우 최대출력 90.4㎾(123ps), 최대토크 155N.m(15.8㎏.m)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1.4모델은 일반모델의 경우 16.4㎞/ℓ, 경제성을 높인 연비팩 모델의 경우 17.5㎞/ℓ의 연비로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 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충돌성능 향상으로 중국 NCAP의 별5개 수준의 안전성을 획득, 동급 최강의 안전성을 겸비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현대차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카인 아이플로우(i-flow; HED-7)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인 블루윌(Blue-will; HND-4)을 전시하는 등 블루드라이브의 친환경 브랜드를 한층 강조했다.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총경리(사장)는 "후발주자가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은 준중형과 소형차 모델을 병행 판매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신형 베르나도 기존 엑센트와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현대차의 높은 수준의 환경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모터쇼 참가의 의의가 있다. 환경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힘줬다.

 노 사장은 "최고경영자가 회사일을 모두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베이징현대차 노사는 매사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당연히 어떤 일을 추진해도 잘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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