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웜바디스, 트와일라잇 아류인가
등록 2013.03.11 08:52:05수정 2016.12.28 07:07:35

이종(異種)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톡톡히 재미를 본 할리우드가 이번엔 ‘웜바디스’를 선보였다. 2월1일 미국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대박난 영화의 후광을 보려는 욕심을 너무 드러냈다.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얼마나 씻을 수 있을는 지는 미지수다.
제작사부터 ‘트와일라잇’을 만든 서미트 엔터테인먼트다. 이 시리즈로 세계에서 지금까지 3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스테파니 메이어의 원작 소설 4권 중 마지막 ‘브레이킹 돈’을 파트1, 2로 나눠 찍어 5편의 시리즈로 만들 정도로 미련이 많았다. 이 같은 재미를 줄 엇비슷한 원작소설이 보이자 출간도 되기전에 냉큼 영화화 계약부터 한다. ‘웜바디스’의 원작 소설을 쓴 아이작 마리온이 책 홍보를 위해 책 내용을 바탕으로 북트레일러를 만들어 유투브에 올린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원작소설에는 재빨리 스테파니 메이어의 칭찬이 따라붙는다.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예상밖의 로맨스 세계”라는 너무 빤한 홍보문구다. 두 책 모두 청소년 대상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다.
여주인공으로 ‘트와일라잇’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도플갱어’라고 불리는 테레사 팔머를 기용한 것이 무엇보다 속 보인다. 호주 출신 팔머는 스튜어트의 얼굴과 똑 닮아있어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스튜어트도 본래 금발이나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는 갈색 머리로 염모하고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도 168㎝ 안팎으로 엇비슷한 두 사람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놓고 쌍둥이처럼 구분이 안 간다고 하는 해외 네티즌들의 주장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웜바디스’에 ‘트와일라잇’의 잔영이 드러워지기를 바란 것이다.

‘트와일라잇’은 시리즈가 점점 흥하면서 편을 더하며 제작비가 늘어났는데 첫편의 제작비는 3700만 달러였다. 3500만 달러로 엇비슷한 제작비를 들인 ‘웜바디스’는 지금까지 각국 수입이 9000만 달러를 넘어 꽤 성공적이다. ‘트와일라잇’의 패러디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어찌됐든 틴에이저 관객들의 관성적 선택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트와일라잇’보다 더 유쾌하고 낙관적이고 유머러스하다는 평을 듣고 있긴 하다. ‘트와일라잇’을 의식해서인지 조너선 레빈 감독은 이 영화에 다른 색을 덧입히려는 노력을 한 듯 보이는데, 그렇다보니 ‘트와일라잇’이 가진 절절함과 고뇌가 빠지면서 주인공들의 감정에 대한 공감도는 떨어진다. 인간의 뇌를 먹음으로써 그 속의 기억을 느끼게 된다는 원작자의 아이디어는 창의적이다. 그런데 줄리(테레사 팔머)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잡아먹은 좀비 R(니컬러스 홀트)에게 별다른 갈등도 느끼지 않고 끌리면서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뜬금없다.

아직 인간성이 남아있어 인간을 그리워하는 좀비 R 역의 니컬러스 홀트의 어색한 듯 수줍어하는 매력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처럼 슈퍼맨급의 엄청난 파워와 날아다니는 능력 등 이성을 한 타에 사로잡을 초인적 면모는 R에게 전혀 없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한국 개봉은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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