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콩가루집안, 속내는…혈육지정 전하련다는 영화 '고령화가족'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령화 가족(감독 송해성)'언론 시사회에서 감독 및 출연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송해성 감독, 공효진, 진지희, 윤여정, 박해일, 윤제문. [email protected]
5월9일 막을 올리는 코믹 휴먼 드라마물 ‘고령화 가족’은 ‘고령화’보다 ‘막장’이라는 말에 더 어울리는 가족이다.
수년 전 첫 영화의 흥행에 참패하고 아내마저 떠나버린 뒤 재기는 커녕 나이만 열심히 먹은 40세 영화감독 ‘인모’(박해일)는 망연자실해 자살을 기도한다. 그 찰나 69세 ‘엄마’(윤여정)로부터 “닭죽 먹으러 와라”는 전화가 오고, 비바람에 놀란 병아리가 어미닭 품으로 파고들듯 노모 집으로 간다. 그런데 그 집에는 형 ‘한모’(윤제문)가 살고 있다. 45세나 됐지만 어린 애처럼 노모에게 늘 응석을 부리고, 노모가 화장품 방판 일을 해서 버는 돈에서 한 푼, 두 푼 얻어 근근히 사는 백수다. 사실 폭력 전과가 화려한 그이지만 손을 씻고 어미닭 품 속 병아리가 된 지 오래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령화 가족(감독 송해성)'언론 시사회에서 배우 공효진이 포토타임을 갖기 위해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남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든 결혼을 두 번하고, 이혼도 두 번하려고 노모 집으로 거처를 옮긴 그녀다. 그나마 카페를 운영해 백수 오빠들과 달리 생활비를 보탠다는 것으로 목에 힘을 주며 오빠들을 개처럼 무시한다. 반말은 기본, 욕도 불사한다. 민경 역시 삼촌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대놓고 욕을 하지는 않지만 표정을 보면 읽힌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령화 가족(감독 송해성)'언론 시사회에서 배우 박해일이 포토타임을 갖기 위해 무대로 올라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국민엄마’ 윤여정이 보여주는, 모든 것을 감내하고 인고하며, 포용하고 보듬는 모습은 다들 그리워하고 기리는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여서 더욱 가슴 찡하고, 푹 빠져들게 만든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령화 가족(감독 송해성)'언론 시사회에서 배우 윤제문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
송 감독은 “살면서 실패를 했을 때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은 결국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가족’, 그 중에서도 ‘엄마’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감으로써 자신을 충전하고 또 다른 시작을 맞을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령화 가족(감독 송해성)'언론 시사회에서 배우 윤여정이 입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처음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았으나 재수 끝에 ‘15세 관람가’를 따냈다.
송 감독은 “영화에 15세 관람가를 살짝 넘어가는 수위가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장면, 장면의 수위보다 전체 내용을 보고 15세 관람가로 판정해준 것 같다. 등급을 받기 위해 공효진씨의 대사를 편집해야 했다. 영화를 위해 희생해 준 효진씨에게 고맙고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15세 관람가’ 등급은 보호자만 동반하면 사실상 모든 연령대가 관람 가능하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다만, 극중 한모가 집에 혼자 있는 동안 민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자위행위를 하다가 집에 온 인모에게 들켜 얻어맞으며 “딸딸이도 못 치냐. 민경이를 생각한 것 아니다. 다른 여자를 생각했다”고 변명하는 장면을 볼 때 가족영화는 아닌 듯하다. 인벤트 스톤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 112분, 5월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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