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귀신 유경아, 알고보니 '호랑이선생님' 그녀…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SBS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유경아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13. [email protected]
빨리 얻은 인기만큼 잃는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자유'다. 엄격한 부모와 대중의 시선 때문에 일탈은 꿈꿀 수 없었다. "스스로 답답했던 것 같다. 컵 밖으로 나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으면 좋았을 걸…. 또 잠시 방황을 해도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어릴 때 경험했어야 하는데 인기로 인해 나 스스로를 가둬뒀다"는 것이다.
'떴다하면 주연'이었던 만큼 연예계의 치열함도 몰랐다. 욕심 많은 친구들의 시기와 질투를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가 느껴졌다. 평소 "탤런트 같지 않다는 말을 가장 좋아했다"는 유경아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갈망했다. 결국 1991년 KBS 드라마 '맥랑 시대'를 끝으로 미국 유학을 선택하며 연예계를 떠났다.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SBS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유경아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13. [email protected]
유경아는 유학 당시 "다시는 연예계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탤런트 유경아라는 꼬리표를 떼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전화번호도 싹 바꾸고 떠났어요. 하지만 3년이 안 가더라고요.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여자 직업으로서 자신을 가꾸면서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인 것 같다'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셨죠."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SBS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유경아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13. [email protected]
2009년 SBS TV '자명고'를 찍을 때는 "정말 내가 이 바닥에서 아무런 존재가 아니구나 싶었다"고 절망하게 됐다. 고정출연이던 역할은 3~4회 분량의 특별출연으로 밀렸다. 하지만 더 참기 힘든 건 자신을 따르던 후배의 대우였다. "제가 잘나갈 땐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잘 따르는 친구였어요. 그런데 첫 연습을 갔더니 인사도 안 하고 아예 저를 못 본 척 하는 거예요. 저보다 잘 나가게 되니. 사람 많은 곳에서 저를 안다는 것 자체를 수치로 느꼈나 봐요. 그날 술도 못하는 제가 야채볶음 곱창과 소주를 한 병 사와서 혼자 마셨죠."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SBS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유경아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13. [email protected]
유경아는 "귀신도 처음이고 죽는 역할도 처음이었어요.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어요"라며 웃었다. "귀신분장을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주로 밤 촬영이라 시민들이 놀랄까봐 얼굴을 가리고 다녔어요. 화장실 가기도 죄송스러워서 물도 못 마셨죠. 식사도 누가 사다주면 대기실에서 먹고 그랬어요. 평생 가도 한 번 못해볼 귀신 역할이었죠"라며 만족해했다.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SBS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유경아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8.13. [email protected]
3~4개월 전부터 월요일마다 미혼모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던 친구들이 이제는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한다. 엊그제는 음식까지 권했다.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이제는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유경아는 "오랜만에 연기를 시작한 만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못된 시누이나 아이 엄마도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하면서 느는 게 연기인 것 같아요. 또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묻어나오는 연륜의 느낌을 알 것 같아요.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연기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힘들게 연기를 다시 시작한 만큼 백발이 될 때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얼굴만 봐도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연기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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