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전직 대사들, 노무현 전 대통령 평가 '관심'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 대사)“
최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한·미 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두 나라 전직 대사들이 재임 중 한·미 동맹 훼손의 주범으로 보수 진영의 뭇매를 맞았던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 진보 성향의 노 전 대통령이 지지 세력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등 동맹의 미래를 헤아렸으며, 특히 임기 초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한·미 동맹을 복원한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 대사(2005~2008년)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한미 FTA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줬다. 사실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주창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을 개방하고 보호주의 세력과는 국내적으로 싸우고, 그럼으로써 경쟁에 한국을 노출시켜 더 강력한 경쟁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임기초 양국 관계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지난 2005년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양국 간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는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갔다. 노 대통령이 이 모든 공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북한 정책을 (미국과) 일치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바른 당근과 채찍을 제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 대사(2001~2004년)도 버시바우 전 대사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우리와 함께 동의를 해서 자유무역협정을 개시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한미 관계의 토대가 됐고, 한미 관계가 굳건해지는 바탕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이러한 시작을 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참여정부 시절 빚어진 한·미 간 갈등과 관련해서는, 두 나라 리더십의 경험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 등 공동책임론을 거론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한 가지 나빴던 상황은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을 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아주 좋지 못한 날이었다”며 “한국 내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취임을 했는데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노 대통령이) 경험이 없던 것은 부시 대통령의 경험 부족과 잘 매치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승주 전 주미 대사(2003~2005년)는 진보적 성향의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에 동의한 점에 주목했다.
한 전 대사는 “(노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대통령이 하지 못할 일을 했다”며 “이라크 파병이 있고,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개념도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싱턴에서는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행동이 말보다 낫다’는 말까지 있었다”며 “그분이 그렇게 한 것은 부분적으로 미국과, 미국 정책에 대한 ‘레버리지’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사의 이러한 발언은 노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 진보진영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지만, 이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강경 대응을 저울질하던 미 행정부의 네오콘 등 매파들을 묶어 두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사는 “분위기가 (당시) 어떻게 보면 안 좋았을 수 있지만, 허바드 대사의 말처럼, 사실상 적극적인 일들을 한미 동맹을 위해서 했다는 것은 그분의 공으로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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