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박대성, 수묵으로 변주해낸 전통회화 ‘원융’

【서울=뉴시스】박대성, 화가
경주 남산자락에 살며 작업 중인 소산(小山) 박대성(68) 화백은 외골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오지로 화문기행을 다니고 서울의 가족과 떨어져 경주에서 홀로 생활하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예술의 주요 특징은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다. 출발은 전통적 수묵화다. 가장 전통적인 소재와 기법을 통해 역설적으로 현대적 감각을 입힌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한국화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평가받는 그는 6·25 동란으로 부모를 잃고 자신의 왼쪽 팔까지 잃었다. 그러나 그림이 좋아 묵화(墨花)부터 고서에 이르기까지 독학으로 연습을 거듭했다. 붓을 들기 시작한 10세 이후 초지일관 화업에만 정진했다.
경주에서 신라의 정신을 담아낸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품의 기본은 서예 정신이야. 먹 작업의 특징은 필선(筆線)일 텐데 기초는 묘사력이지. 필력을 기르고 중봉(中峰) 필법도 익혀야 해. 서예는 오랜 시간 연구해야 하지. 추사의 필법이나 서법을 체득하지 않으면 안 돼. 서법은 음악하는 사람들에게는 득음과 같아. 글씨도 득필(得筆)을 해야 해.”
평생 글씨를 연습한 덕분인지 그의 작품은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필선이 돋보인다. 최근 제작한 가로 8m의 장대한 화폭에 눈 내린 불국사를 표현한 ‘불국설경’이 보기다. 세필로 섬세하게 표현된 건축물과 화면을 가로지르는 소나무가 역동적이다.
도자기를 보는 안목도 있다. 예전부터 골동점을 다닌 그는 10여년 간 화랑협회 감정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우리 미술의 가장 아름다움이 녹아있는 게 도자기야. 모은 것도 몇 점 있고….”

【서울=뉴시스】'불국설경'(800×252㎝, 종이에 잉크, 2013)
최근 제작한 작품들을 11월1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선보인다. ‘원융(圓融)’이란 제목으로 전시될 작품은 수묵화 50여 점이다. 지난 9월 터키 마르마라 대학 공화국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먹의 향기, 이스탄불을 담다’에서 주목받은 수묵 풍경 일부가 포함됐다.
한편, 내년 가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에 그의 작품을 상설전시하는 미술관이 문을 연다. 전시는 11월24일까지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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