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프랑수아 밀레를 만난다…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19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농민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의 보스턴미술관 소장품이 한국에 소개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은 25일부터 5월10일까지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이란 제목으로 밀레 작품을 전시한다.
밀레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보스턴미술관이 밀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4년에 걸쳐 기획한 전시로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서 관람객 100만 명을 모았다. 한국 전시는 마지막이다. 보스턴미술관은 밀레의 유화와 판화, 종이 작품 등 17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작품 가운데 ‘씨 뿌리는 사람’이 주목된다. 밀레의 대표작이자 빈센트 반 고흐가 판화와 유화 재료로 십여 차례나 반복해 모사한 작품이다. 노르망디를 배경으로 햇볕에 검게 그을린 농부가 진흙밭에 씨를 뿌리며 힘 있게 걸어가는 모습으로 대지와 싸우며 살아가는 농부의 존엄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19세기 프랑스 민주화 혁명에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신분이 낮았던 농부를 큰 캔버스에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놀림을 더해 영웅적으로 표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부가 같이 땅을 갈고 감자를 심는 동안 나귀가 묶여있는 나무 밑에서 아기가 잠을 자는 모습의 ‘감자 심는 사람들’도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성서를 참고한 구도로 프랑스의 독실한 가정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해석되는 작품이다. 감자라는 작물은 당시 동물 사료로 쓰였던 것으로 농부의 빈곤을 상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형 캔버스에 이 그림을 그린 밀레는 농부의 일이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인물들에게 영예로운 지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프랑스 민주화의 영향을 받아 그려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치기 소녀’는 보불 전쟁을 시작으로 밀레가 바르비종으로 떠났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 등 뒤로 비치는 해와 평원을 배경으로 삼아 양들을 감시하며 실타래를 이용해 양털을 실로 뽑는 일을 시작하려는 어린 소녀를 묘사했다. 보스턴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밀레가 그린 가장 큰 인물화다. 압도적인 크기의 양치기 소녀가 관중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은 하찮은 농민에게 부여된 영웅성을 느낄 수 있다.

시골 특유의 가정집 생활을 반영한 ‘뜨개질 수업’, 농촌 생활의 기업 정신을 보여주는 ‘버터를 섞는 젊은 여인’, 가축에게 풀을 먹이는 행위조차도 제재하는 사회적 규제들에 대해 비판을 담은 ‘소 물주는 여인’, 커다란 물레바퀴 옆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는 여자가 물레에 실을 물리고 뽑아낸 실을 가락에 감고 있는 가사 장면을 묘사한 ‘서서 실 잣는 여인’ 등도 전시된다.
밀레와 함께 프랑스 파리의 작은 마을 바르비종과 퐁텐블로에서 활동한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1796∼1875)의 ‘화관 만드는 여인’, 테오도르 루소(1812~1867)의 ‘퐁텐블로 숲의 나무 줍기’와 밀레의 영향을 받은 쥘 뒤프레(1811~1889), 레옹 오귀스탱 레르미트(1844~1925)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초기작품 ‘숲가에서 나무 줍는 사람들’은 덤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