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우사냥 금지 완화 정치 논란 확산

【런던=AP/뉴시스】영국 록 밴드 퀸의 기타 연주자 브라이언 메이(가운데)가 14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여우 사냥 반대 시위 중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소속 교섭단체의 앵거스 로버트슨 단체장(오른쪽)과 여우 복장을 한 시위대와 국회의원들에게 여우 사냥 금지법을 유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보수당 정부는 이날 15일로 예정된 여우 사냥 금지 완화안 표결을 연기했다. 2015.07.15)
동물보호단체들이 14일(현지시간) 의회 밖에서 여우 사냥 반대 시위를 격렬하게 벌이자 영국 정부가 갑자기 15일 예정된 표결을 연기했다고 발표해 여우 사냥 금지 완화안이 확실히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여우 사냥 문제는 도시 대 지방, 상류층 대 중산층, 그리고 지금은 잉글랜드 출신 의원 대 스코틀랜드 출신 의원으로 영국 내 갈등을 드러내 보였다.
영국 록 밴드 퀸의 기타 연주자 브라이언 메이가 이날 여우 사냥 반대 시위에 참석해 “정부가 일단 물러났지만, 아직 투쟁에서 승리하지 않았다”라며 “자기 도취에 빠질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300년 역사를 지닌 여우 사냥은 사냥꾼이 사냥개와 여우를 쫓아다니며 죽이는 전통 스포츠로 영국에서 이를 둘러싸고 오래 전부터 의견이 분분했다. 여우 사냥 반대파는 여우 사냥이 부유층만 즐기는 잔인한 취미라고 주장하지만, 지지파는 농촌의 전통이며 병충해 방제에 효과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잔혹하다는 비판에 여우 사냥이 금지됐으나 의회 밖에서는 진압 경찰과 여우 사냥 금지 반대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지는 등 과격 시위가 계속됐었다.
농촌의 지지를 받은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 정부는 지난주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여우 사냥 금지에 대한 기술적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반대파는 사냥개들이 여우를 쫓고 죽이지는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이 제안은 여우 사냥을 슬그머니 합법화하려는 시도라며 비난했다.
상황은 더 꼬여 스코틀랜드에 영향이 미치는 문제에 관해 투표하겠다고 약속했던 스코틀랜드 국민당(SNP)도 전날 이 개정안 표결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SNP의 니콜라 스터전 대표는 “SNP는 캐머런 총리가 영국 여론을 무시하고 있어 이 개정안에 반대 투표하고 정부에 집권당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되새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SNP 소속 의원 56명이 여우 사냥 반대에 합류하고 다른 반대 의원들까지 고려하면 과반 의석을 불과 12석을 넘은 정부의 패배는 사실상 확정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여우 사냥 금지 완화 표결에서 패한다면 보수당 정부는 잉글랜드에만 영향이 미치는 법안에 대해 스코틀랜드 출신 의원들의 투표를 가로막는 개혁안 통과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잉글랜드 법안 표결은 잉글랜드 출신만(English Votes for English Laws)’이라는 이 개혁안도 논란이 많다. 스터전 SNP 대표는 하원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의원을 이등 시민으로 만들 것이라며 반대했고 일부 잉글랜드 출신 의원들도 보수당 정부가 주요 헌법 개정에 서두르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 개혁안의 표결도 이번 주로 예정됐었으나 9월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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