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F 릴레이 인터뷰]②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뮤지컬시장 확대 위해 '원아시아마켓' 꼭 필요"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사진=설앤컴퍼니)
2001년 이 회사가 제작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은 유료관객 24만명,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뮤지컬 대중화·산업화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2012년 기획한 뮤지컬 '위키드' 내한공연, 재작년과 작년에 제작한 뮤지컬 '위키드' 라이선스 공연 역시 흥행 기록을 다시 쓰며 주목 받았다.
설도윤 대표가 '제4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SMF)(17~24일)의 '제4회 국제컨퍼런스'에서 '원아시아마켓을 꿈꾸다' 세션8 '종합대토론: 설도윤의 100분 토론'의 진행을 맡은 건 그래서 당연해보인다.
김병석 전 CJ E&M 공연사업부문 대표가 '원아시아마켓의 필요성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 발제한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 이진식 창조경제추진단 문화창조 융합본부 부단장, 중국의 티엔 위안 프로듀서, 호주의 팀 맥팔린 프로듀서가 토론자로 함께 한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특히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총회가 함께 열려 뜻깊다. FACP는 아시아 13개국의 역량 있는 공연 기획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교류하는 행사다.
그동안 총회에서 클래식을 주로 다뤘는데 최근 아시아 공연 시장에서 한국 뮤지컬이 큰 관심을 받음에 따라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 공연예술의 산업화 비전과 뮤지컬을 통한 문화교류 및 협력발전 모색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박명성 조직위원장(신시컴퍼니 예술감독·명지대 교수)에 이은 'SMF 릴레이 인터뷰' 2번째 주자인 설도윤 대표를 13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나 한국 뮤지컬 산업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자격으로 '제 2·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토론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한국 창작뮤지컬을 수출만 하는 건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어요. 좀 더 시장을 확대하고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죠. 그래서 뮤지컬을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가 만든 작품이 외국에서 일회성으로 공연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거죠. 공연은 대중음악처럼 매체를 통해서 해외로 나가는 게 아닙니다. 특성상 한정된 공간에서 선보일 수밖에 없고 그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언어 등 현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한국의 프로듀서와 현지의 프로듀서와 어떤 협업을 통해서 어떻게 현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토론을 할 겁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뮤지컬제작사의 사업의 다각화도 필요합니다.
"공연 시장의 금융은 열악합니다. 금융은 모든 사업의 근본이자 기반인데 말이죠. 예를 들어 뮤지컬 관련 벤처 캐피털(어려운 벤처기업에 무담보 주식투자 형태로 투자하는 기업이나 자본)을 보죠. 몇 군데 있지도 않은데 가지고 있는 투자금도 100억원 미만이에요. 요즘 작품 규모가 큰 뮤지컬은 한 작품 당 100억~200억원이 소요되는데 시장 규모에 맞지 않죠. 이 자본을 기반으로는 뮤지컬을 산업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금융을 활성화시키고 금융 기법을 선진화할 것인가가 중요하죠. 미국이나 선진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할 수는 없어요. 우리보다 역사가 훨씬 오래됐으니까요. 한국적인 방식으로 금융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죠.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역시 현지의 금융 기법을 알아봐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협업하고 제작 방식을 이야기할 수 있죠. 이번 토론자들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프로듀싱을 경험해본 분들이라 현장과 이론이 겸비된 따끈따근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뮤지컬에서 말하는 '원아시아마켓'이 무엇이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 요약해주실 수 있을까요?
"뮤지컬이 산업화가 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적어도 1억명 이상이 돼야 합니다. 우리 5000만 인구의 내수시장에서는 시장 규모가 금방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죠. 지금 전체 6000억원이 넘는 시장인데 공연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는 없어요. 제 예상으로, 경제가 계속 발전한다는 것을 감안해 5년이면 한계에 다다를 겁니다. 이를 위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야 하고 미리 준비해야죠. 근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장 중요한 건 현지화에요. 우리의 프로듀서, 배우 모두 훌륭하지만 현지화가 아니면 힘들죠. 우리 뮤지컬을 외국에서 그대로 공연하면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거든요. 자막을 단 공연으로 영어권에서 관객을 확보하기는 어려워요. 감동의 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죠. 또 다른 장벽은 마케팅과 제작 방식입니다.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마케팅인데 우리가 현지를 100% 알 수 없죠. 현지 사람들이 하는 마케팅을 능가하기도 힘들고요. 이런 점들 때문에 현지화를 강조하는 겁니다. 꼭 창작이 아니더라도 된다는 생각이에요. 우리 창작물이면 더 좋겠지만 일반산업처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판매) 방식으로 접근(해외 유명 뮤지컬의 한국 라이선스를 아시아권에 진출시키는 걸 뜻한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단순히 갈라쇼 등을 넘어 세미나 등 학구적인 고민도 함께 해 의미가 큽니다. 이 부분도 역시 일반 대중과 함께 하려는 노력도 엿보이죠.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은 우리들만의 축제가 아니에요. 관련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필요하죠. 특히 일반 관객들 중에서는 심도 높은 세미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있어요. 관객들 수준이 높아져서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결국은 예산과 직결됩니다. 아직 예산이 부족하니까요. 서울을 대표하는 공연 페스티벌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축제인데 이를 위해서는 예산지원이 필요하죠. 특히 공연은 관객뿐 아니라 관광객을 모으는데도 큰 기여를 합니다. 브로드웨이 연 티켓매출을 약 1조2000억원으로 보는데 그 경제효과는 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죠. 공연을 볼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먹고 자고 하는 비용까지 합쳐진 겁니다. 그러니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관광 사업의 필수적인 하나로 볼 필요가 있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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