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부끄럽다"…첫 해트트릭에도 웃지 못한 구자철

구자철은 5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15~201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 출전해 리그 5·6·7호골을 신고했다.
출발이 좋았다. 구자철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5분 알렉산더 에스바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구자철 방향으로 흘렀다. 구자철은 발리킥으로 공을 문전으로 쏘아보내 득점에 성공했다.
두 번째 골도 그림이 비슷했다. 전반 44분 이번에는 알프레드 핀보가손의 슈팅이 레버쿠젠의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구자철에게 향했다. 구자철은 상대 수비수들이 몸을 던지는 가운데도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자신감이 오른 구자철은 후반 12분 그림같은 발리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길게 넘어온 공을 핀보가손에 가슴으로 떨궈 줬고 구자철이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공을 상대 골대 안으로 꽂아 넣었다.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는 물론 자신의 10년 프로 인생에서 첫 해트트릭의 감격을 누렸다.
아울러 리그 7호골 고지를 밟았다. 이는 자신의 분데스리가 최다골 기록이다. 지난 2011~2012·2014~2015시즌 5골을 터뜨린 것이 기존 리그 최다골이었다.
유럽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구자철에게 만점(10점)에 가까운 9.43점을 부여했다. 양팀 통 틀어 최고점이다.
하지만 기록적인 맹활약을 펼치고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뒤집힌 경기 결과 때문이다.

3-2로 앞서다 후반 46분 페널티킥 골을 내준 장면은 재앙과 같았다. 결국 2분 뒤 하칸 찰하노글루에게 실점했고, 아우크스부르크는 안방 팬들에게 실망감을 가득 안겼다.
구자철은 6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 몇분은 우리에게 재앙과 같았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3골을 넣고 3-0으로 앞서갔다. 그 뒤에 수비에 조금더 공을 들여야했다"며 "레버쿠젠은 3골을 넣어 승점 1점을 챙겼다.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3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정말 경기에서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정작 경기에는 이기지 못해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이기는게 중요했다. 우리는 승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우스크부르크는 최근 분데스리가 3경기를 포함해 4경기(2무2패) 동안 승리하지 못했다. 리그 순위는 14위(6승8무11패·승점 26)이지만, 강등권인 16위 프랑크푸르트(5승9무11패·승점 24)에 2점차로 쫓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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