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무슬림 미군 병사 어머니 "트럼프, '희생' 뜻도 몰라"

【필라델피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30일(현지시간)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무슬림 미국인 변호사 키지르 칸 부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칸이 지난 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칸의 아들은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가 2004년 사망했다. 트럼프는 칸의 아내 카잘라가 무슬림 여성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남편의 연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2016.7.31.
칸은 워싱턴포스트(W) 기고글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내가 발언 허락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편이 얘기를 하고 싶냐고 물었지만 난 못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칸은 28일 남편 키지르 칸과 함께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랐다. 부부의 아들 후마윤은 이라크전에 파병됐다가 2004년 사망했다. 남편이 연설하는 동안 칸은 아무 말 없이 옆에 서 있었다.
트럼프는 전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칸이 무슬림 여성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무슬림 비하로 받아들여져 논란을 촉발했다.
칸은 "여기 나의 대답이 있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전 세계와 미국이 나의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난 전사자의 어머니다. 날 보는 사람들은 그들의 가슴 속에서 나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칸은 "트럼프는 내가 할 말이 없었을 거라고 말하지만 있다"며 숨진 아들은 조국을 사랑해 군에 자원 입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은 부모의 만류에도 자신의 임무라며 기꺼이 이라크로 떠났다고 했다.
그는 "전대 무대에 오를 때 나의 뒤에 아들의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었다"며 "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덴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7.31.
칸은 "나의 종교는 신의 눈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가르친다"며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일부다.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슬람에 관해 무지하다"며 "진짜 이슬람과 코란(이슬람 경전)을 공부했다면 테러리스트에 대한 그의 모든 생각이 바뀔 거다. 테러리즘은 다른 종교"라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많은 희생을 했다고 주장한다"며 "그는 희생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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