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지옥철 오명 벗을까?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 개통 후 첫 출근이 이뤄진 30일 오전 9호선 가양역 승강장에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15.03.30. [email protected]
사실상 교체시점 내년 하반기…올해도 '지옥철' 불가피
승객 불편 외면한 정부-서울시 예산 신경전에 국민들 '분통'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9호선 지하철의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전 열차를 4량에서 6량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옥철'이란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가 1일 발표한 '9호선 혼잡도 해소대책'에 따르면 시는 9호선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역~강동구 보훈병원)이 개통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총 1740억원을 투입해 4량인 열차들을 모두 6량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혼잡도가 낮아지면 지옥철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4량 편성으로 운행되다 6량짜리가 되면 수송능력이 150% 된다"며 "그렇게 되면 혼잡 문제도 많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9호선 주변에 큰 택지개발 사업이 없어 이용수요가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현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다면 2개량씩 더 늘어날 경우 혼잡도 해소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수요 나타날 수도…중앙정부-서울시 비용부담 갈등 有
그러나 일각에선 6량 열차로의 전환시점이 내년 하반기라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발표한 계획에서는 6량 열차가 가동되는 시점을 올 연말로 잡고 있다. 이는 올 한해 동안은 9호선 혼잡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올 연말 가동도 예정보다 앞당긴 것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6량 열차를) 도입했다면 내년 3~4월에야 투입 가능했다"며 "운행중인 노선에서 신호시험 등을 하려면 야간에만 해야 한다. 운용사가 (야간에까지) 인력을 많이 투입해 (도입시점을) 12월로 앞당기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대로템의 납품 일정을 봤을 때 원래 올해도 (6량 열차) 투입이 어렵다고 했다"며 "최대한 단축한 것이 올 연말이다. 가능하면 더 단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현재의 4량 열차가 모두 6량 열차로 바뀌어도 승객이 늘어나면 혼잡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차량내 혼잡을 이유로 현재 9호선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잠재수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6량 열차가 도입되면 그에 맞춰 잠재수요가 실제수요로 전환되면서 승객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게 일각의 관측이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6량으로 늘리는 것은 이용자 편의면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9호선이 워낙 황금노선이라 잠재수요를 고려한다면 추가 열차 배치 계획이나 시격조정 계획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량 열차 전환을 위한 비용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충돌하면서 차량 추가 투입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서울시는 이번 발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최소 270량(6량 45편성), 최대 294량(6량 49편성)으로 열차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9호선 열차 추가 투입 규모와 관련해 정부와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했음을 뜻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도시철도를 지원하는 것은 초기 건설과정에 한하는 것이지 중간 운영단계에서 설비를 늘리는 것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이고 서울시는 '차량 추가 투입은 초기단계부터 계획했던 것이므로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5년 발주한 70량에 대해선 6대4(서울시가 60% 부담) 비율로 이미 국비를 지원했지만 추가 발주 차량에 대해서는 국비 지원을 일부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9호선 혼잡도 완화와 안전운행을 위한 최소한의 차량이 270량(현재 160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 서울연구원의 발표자료를 근거로 9호선의 적정 차량은 294량이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9호선을 타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는 고려하지 않고 비용 떠넘기기와 기싸움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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