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6월항쟁 30년 도심 곳곳 기념·추모…"민주항쟁 뜻 이어가야"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0일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민주시민대동제 6.10민주난장'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일대에서 6.10 민주항쟁을 재현하며 행진하고 있다. 2017.06.10. photocdj@newsis.com
6월 시위 격전지 '명동성당'서 시민들 항쟁 기려
서울광장 '대동굿' '100인 행사' '문화제' 등 잇따라
범국민 추모제, 30주년 공식 기념식 등 행사 열려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의 물결을 일으킨 '6·10 민주항쟁 30주년'인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기념·추모 행사가 잇따랐다.
시민사회 연대체인 '6월민주항쟁 30년사업추진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민주시민 대동제-6·10 민주난장'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오후 2시 수운회관과 탑골공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서울역, 명동성당, 청운동주민센터 등 6방향에서 서로 다른 구호로 펼쳐지는 시민들의 거리굿으로 시작했다.
6월 항쟁이 시작했던 중구 명동성당 일대에는 6월 항쟁군으로 이름 붙여진 무리가 자리했다. 향린교회와 명동성당 일대는 6월 항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학생들의 거리 시위로 시작한 항쟁은 이른바 '넥타이 부대'로 불리는 사무직들의 참여로 동력을 얻었다. 당시 시위에서 시민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면서 '호헌 철폐, 독재 타도' 구호를 목 놓아 외쳤다.
군부 당국이 시민들을 상대로 최루탄을 살포했으나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 항쟁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위가 확산됐다. 결국 시민의 요구인 '대통령 직선제'가 이뤄졌다.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시민사회 연대체인 '6월민주항쟁 30년사업추진위원회'가 주도하는 거리굿 행사가 진행 중이다. 행사에서는 몸짓패와 풍물패의 공연이 진행됐다. 2017.06.10 s.won@newsis.com
성당 앞에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30년 전 이곳은 격전지였다. 모이기 위해서는 경찰, 백골단, 최루탄 등 너무 어려운 벽들을 뚫어야 했다"며 "그때 이 자리에서 잡혀가고 숨지기까지한 많은 사람들이 있어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게 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후 2시26분께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 선두에는 '한열이를 살려내라'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이 섰다. 화염병 퍼포먼스를 통해 당시 시위를 재연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행진 구호는 '호헌 철폐, 독재타도' '군부독재 물러가라' '전두환은 물러가라' 등이었다.
수운회관에서는 동학농민군으로 명명된 행렬이 친일 청산을 부르짖으면서 '사드 배치 철회' '노동자 농민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3·1만세군으로 이름 붙여진 탑골공원 방향 거리굿은 '위안부 합의 무효' '평화통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대문형무소에서는 4·19혁명군으로 명명된 무리가 부정과 특권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민주주의 바로잡자' '적폐 청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역에서는 5·18광주군 행렬이 예술마당 살판의 비나리와 함께 '노동 3권 보장' '언론 자유 보장'을 요구했다.
촛불시민군으로 이름 붙여진 청운동 주민센터 방향 행렬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이끈 집회를 기억하면서 세월호 진실 인양' '재벌개혁 언론개혁 검찰개혁'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에는 올해 촛불집회에서 활약한 시민나팔부대가 등장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6방향 행렬은 오후 4시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이후 대동합 굿이 열렸으며 오후 5시부터는 100인의 '북·소리·무예 행사'가 진행됐다.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는 '6월 민주항쟁 기념 국민대회-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 행사가 펼쳐졌다. 광장에는 '6월의 노래' '아스팔트에 핀 꽃' '임을 위한 행진곡' '촛불의 합창' '다시 광장에서' 등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제30주년 기념식에서 김만곤 씨, 김래은 양 부녀가 '국민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 때 명동성당 농성에 참가 했던 김민곤 씨가 딸 래은 양과 함께 이번 촛불광장에 나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7.06.10. photocdj@newsis.com
행사 말미에는 민주화 30년과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끈 촛불집회를 아우르는 의미로 '국민주권 대헌장 초안'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후 2시30분 서울광장 서편에서는 '26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 자리에는 6월 항쟁 당시 산화한 열사 650여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행사는 '제26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추진위원회'가 주도했다.
추모제에서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장은 "가정과 공동체, 이웃을 위해 국가의 폭력 속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며 "6월 항쟁 30년이 지났다. 돌아가신 분들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는 행정자치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도로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지난 3년간 시민사회의 불참으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있었으나 올해에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유가족, 일반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하면서 완전한 형태로 이뤄졌다.
공식 기념식 직전 오전 9시30분 성공회대성당에서는 6월항쟁계승사업회가 30년 전 6월항쟁의 시작을 알렸던 타종을 재연했다. 오후 1시30분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학생 열사 추모제'도 열렸다.
이날 서울에서는 각종 집회와 토론회도 열렸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0일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민주시민대동제 6.10민주난장'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6.10 민주항쟁을 재연하며 행진하고 있다. 2017.06.10. photocdj@newsis.com
오전 10시 효자동 커핀그루나무 앞 인도에서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가족모임이 집회를 열어 실종 선원 수색을 촉구했다. 가톨릭농민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혈 중앙대 민주동문회 등은 오후 2시 서울광장 서울시청 도서관 옆에서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대한문 앞에서는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소규모 집회를 열었다.
알바노조와 노동당은 오후 4시30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지금 당장, 최저임금 1만원 쟁취 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대회 직후 최저 임금을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며 부칙으로 2018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최저임금법 개정안 입법 촉구 요청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s.won@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