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복 北 외무성 부상, 대남 공작원 출신 주장 나와

일본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8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허용복 부상이 북한의 최고 대남 공작원 양성기관인 김정일 군사대학을 졸업한 뒤 대남사업기구인 정찰총국에 소속돼 여러 차례 남파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허 부상이 그 공로로 북한의 ‘공화국 2중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언제 어떻게 남파돼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소식통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이 대남 공작원 출신을 외무성 부상으로 기용한 것이 북한의 대남관계와 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용복은 남파 활동 이후 대외부문 간부 양성기관인 국제관계대학에 입학했고, 졸업 후 외무성 국제기구국 과장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이후 허용복은 에티오피아에서 근무를 했고, 이어 중동 주재 북한 대사관의 참사관과 대사 등을 역임했다. 이 소식통은 허용복이 북한 외무성에서 ‘감춰진 보물’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 북한 외교에 전면 등장하게 된 것은 김정은의 심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허 부상이 남파 전력이 있는 공작원 출신인데도 중용됐다면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대남정책을 보다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즉 일각에서 우려되는 통미봉남(通美封南·대미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 참여를 봉쇄하는 전략) 식이 아니라 향후 남측과의 직간접적인 협상이나 접촉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이전 보수정권과 이념적 지향성이 다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기에 대화 국면을 대비한 북한 지도부가 남측 사정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인사를 요직에 앉혔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1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내각 인사에서 허용복 외무성 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 국장을 부상으로 임명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국회에도 보고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정원 측에서 허 부상의 임명 사실은 보고했으나 공작원 출신 관련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허용복이 어떤 인물이지, 어떤 경력의 소유자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정보가 없어서 그동안 그의 등장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허 부상의 대외적 활동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현재 리용호 외상 아래 제1부상 김계관과 한성렬, 박명국 등의 부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몇 명의 부상이 있으며 각각의 담당 업무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로 활동했던 한성렬 부상은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외무성에 들어온 뒤 줄곧 외무성에 근무한 직업외교관 출신이다. 이을설 전 북한 인민군 원수의 사위로 2012년에 외무성 부상이 된 박명국도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뒤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관 2등 서기관에서 부상까지 오른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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