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숙소=바가지?…"싼 방 많으니 당일치기 안해도 돼요"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강릉 공실정보안내시스템을 검색해보면 게스트하우스와 모텔, 민박 등은 10만원 이하에서 예약이 가능한 곳도 눈에 띈다. 올림픽 기간이자 토요일인 2월10일이나 2월17일로 조회해 보니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5만원선에서 예약이 가능했다. 2018.01.01. (사진=강릉 공실정보안내시스템 캡쳐)
올림픽 특수 한탕주의에 '폭리' 선입견
평창 인근 숙소들, 무조건 비싼 게 아냐
주말에도 10만원 이하로 숙소 예약 가능
민박·게스트하우스는 5만원선도 방 있어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평창 숙박비 비싸지 않나요. 폭리를 취한다는 기사를 워낙 많이 접했어요. 그래서 당일치기로 경기만 보고 서울로 돌아오려고 했죠."
2018년 평창올림픽의 해가 열렸다. 1988년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일부 업자들이 숙박비를 큰 폭으로 올려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에게 올림픽 기간 강원도에서의 휴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로 여겨졌다.
'평창숙소=바가지'라는 인식이 강해 당일치기를 고민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지만 생각 외로 가격 널뛰기 없는 숙소들은 아직 남아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숙박비가 하향 안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속초와 강릉 등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1박에 10만원 이하로 숙박할 수 있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모텔이나 규모가 작은 펜션 등의 숙박비가 1박에 5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림픽 특수를 노린 '한탕주의'가 기승을 부린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받는 업소에 대해서는 건축과 소방, 위생분야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세무조사까지 의뢰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원도와 강릉시 등은 숙박업체들과 협력해 강릉 숙박시설 공실정보안내시스템(stay.gn.go.kr)을 구축했다. 여전히 높은 가격을 고수하는 곳도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동절기 민생현안 영상회의'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박당 50만원 선까지 올랐던 숙박비가 현재 15만원 선까지 내려갔다"며 "개최지에서 30분 내외 거리인 속초·강릉·양양 등의 숙박 가격은 6만~10만원 선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실정보안내시스템을 검색해보면 게스트하우스와 모텔, 민박 등은 10만원 이하에서 예약이 가능한 곳도 눈에 띈다. 올림픽 기간이자 토요일인 2월10일이나 2월17일로 조회해 보니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5만원선에서도 예약이 가능했다.
문제는 이미 마음이 떠난 관광객들의 관심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평창 인근의 숙박비는 무조건 비쌀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올림픽 자체를 보러 오지 않거나 당일치기 손님만 넘쳐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단체예약을 끝냈더라도, 여름피서철 바가지 요금을 떠올리며 지레 겁을 먹는 국내 관광객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어려운 과제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50일 앞둔 21일 동해에서 떠오르고 있는 태양이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오륜기)과 강릉하키센터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2017.12.21. [email protected]
직장인 김모(35·여)씨는 "KTX 경강선을 타봤더니 원하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열차를 예매해 당일치기로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며 "비싼 숙박비 등 바가지 물가 때문에 돈 쓰고 피곤해지느니 그 편이 편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막대한 예산이 드는 것을 감안하고도 큰 국제대회를 개최하려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육성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스포츠 축제를 즐기러 왔더라도 해당 지역에 머무는 기간이 짧고 돈도 쓰지 않는다면 당초 기대했던 올림픽 개최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워 진다.
주로 대도시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 비해 종목 특성 상 소도시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은 과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빚잔치만 벌였다는 박한 평가가 나온 경우가 여럿 있다. 1998년 대회를 개최한 일본 나가노현은 20년째 빚을 갚지 못하고 있어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기종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가 생기면 어느 도시라 할 것 없이 숙박문제가 불거진다"며 "평창 인근의 속초, 강릉 등 대도시까지 범위를 넓히면 숙박 문제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당일치기 관광객이 많아지면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 효과를 누릴 수 없는 만큼 올림픽 조직위원회, 지자체, 관광공사 등이 올림픽과 지역관광을 연계하는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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