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압승…文 고공지지율 속 남북 훈풍이 원동력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추미애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개표방송이 시작되고 출구조사에서 압승으로 나타나자 환호하고 있다. 2018.06.13. [email protected]
14일 개표결과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총 17곳 중 14곳, 재·보궐 선거 총 12곳 중 11곳 당선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보수당이 역대 전국 선거에서 이 정도 격차로 패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의 승리는 이미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예견됐다. 전날 오후 6시께 '광역단체장 민주 14·한국 2·무소속 1'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선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추 대표도 그제서야 긴장을 풀고 환하게 웃었다. 일부 당직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차례로 발표될 때에는 참석자들의 환호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곤욕을 치른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득표율 59.3%로 남경필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자 부담감을 떨쳐냈다는 듯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서울 송파을 후보 등 이른바 '화제의 인물'도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오자 곳곳에선 함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후 개표가 시작되면서 경남지사 선거에서 김경수 후보가 한국당 김태호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잠시 침묵이 흐르기도 했지만 14일 0시를 넘기면서 김경수 후보가 앞서 나가자 이내 들뜬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승리 배경으로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꼽는다. 국정 지지율이 70%대를 웃도는 가운데 집권여당을 선택함으로써 현 정권에 더욱 힘을 싣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한반도 평화 이슈도 민주당의 압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노력해온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임과 동시에 한반도 평화와 번영, 든든한 지방정부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투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도 당선 윤곽이 드러난 전날 오후 10시30분께 개표상황실에서 "이번 선거는 평화와 경제 민생에 손을 들어주신 것"이라며 "더욱 겸손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집권당으로서 충실히 충실히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의 경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야성(野性)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한 점,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태옥 의원의 막말 논란 등은 야권의 참패를 부른 원인이기도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로 평가 절하했고 바른미래당은 계파 갈등과 공천 갈등 등으로 잡음을 양산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한마디로 야권에 대해 미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중도층, 부동층이 민주당의 동력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북미 관계가 100년 만에 터닝포인트를 맞는 상황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한 야당에 대한 응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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