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자전매매 60% 이상'…코인원, 판별법 제시
같은 가격의 동일 거래량 주문 반복 체결
보편적인 투자자의 활동시간과 벗어난 시간에 거래 체결 집중
오더북의 규모보다 더 큰 단위의 거래 지속
높은 유동성에도 변동성이 극히 제한적인 상품 가격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자전매매 금지…암호화폐 시장 규제공백
5일 블록체인 투명성 연구기관 BTI(Blockchain Transparency Institute)에 따르면 자전매매는 현재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자전매매란 동일한 투기자 또는 사전합의를 거친 투기자들이 같은 가격과 수량으로 각각 매수/매도 주문을 내 상호체결 시키는 것으로 실질 소유권 이전 없이 거래량을 부풀리는 수단이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자전매매가 금지되고 있다. 특정 상품이 실제보다 더 높은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일으켜 무고한 투자자들을 유인해 가격왜곡의 환경을 만들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많은 손실을 입히는 Pump-and-Dump 와 같은 시나리오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또 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게 공개적으로 지불할 수 없는 어떠한 대가를 간접적으로 지불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어서다.
한국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자전매매는 거래소 토큰 이코노미 설계, 수수료 리베이트, 악의적 시장조작 등 여러 이유와 의도에 의해서 나타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코인원은 누구나 쉽게 특정 거래소의 자전매매 존재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이 건전한 거래소를 선택해 스스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코인원이 관찰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자전매매 절차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스프레드(최고 매수호가와 최저 매도호가의 차이)가 커지는 시점을 기다린다. 둘째는 스프레드가 벌어져 매수/매도 주문이 존재하지 않는 가격에 맞춰 매수/매도 주문을 넣어 체결시킨다. 셋째는 무고한 투자자가 현혹돼 실질 주문이 들어와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자전매매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코인원은 "이 방법은 오더북의 크기(실질 거래자가 내놓은 매수/매도 물량의 양)와 상관없이 자전매매 거래자로 하여금 대규모의 거래도 가능케 한다"며 "실질거래가 매우 적은 거래소 또는 종목의 경우에는 이 절차가 무한 반복되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인원은 자전매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음을 판단할 수 있는 네 가지 검증요소를 제시했다.
첫째는 같은 가격의 동일 거래량 주문 반복 체결, 둘째는 보편적인 투자자의 활동시간과 벗어난 시간에 거래 체결 집중, 셋째는 오더북의 규모보다 더 큰 단위의 거래 지속, 넷째는 높은 유동성에도 변동성이 극히 제한적인 상품 가격이다.
코인원은 "이를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도 외부의 분석이나 소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단 몇 분 만에 해당 거래소의 자전매매 가능성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건전한 거래소 선택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규제공백이 길어질 수록 자전매매의 방법은 더욱 교묘해지겠지만 현 시점에는 이 접근법을 통해서라도 투자자는 최적 거래소 선택을 통해 1차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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