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시키고 음란행위 강요…랜덤채팅 대화 76% '성적 목적'
랜덤채팅앱 399개, 연구진이 13~23세 가장해 대화한 결과
이용자 76.4% 성적 목적 접근…13~19세 21.4%는 조건만남
음란사진 전송시 이를 빌미로 협박 당할 위험…'유사 n번방'
![[서울=뉴시스]여성가족부가 15일 내놓은 '2019 성매매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이 미성년자로 가장하고 랜덤채팅앱에서 접근한 이용자 76.4%(1704명)가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2020.06.15.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15/NISI20200615_0000544845_web.jpg?rnd=20200615100534)
[서울=뉴시스]여성가족부가 15일 내놓은 '2019 성매매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이 미성년자로 가장하고 랜덤채팅앱에서 접근한 이용자 76.4%(1704명)가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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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미성년 또는 성인 여성을 가장해 이용자 200여명과 대화를 시도해 본 결과다. 요구대로 사진과 영상을 보낼 경우 이를 빌미로 협박과 성착취를 자행하는 유사 'n번방'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당국의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1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과 진행한 '2019 성매매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이 같이 내놓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n번방' 사건 이후 랜덤채팅앱 내 대화분석, 전국 중·고등학생 대상 인터넷 성적 유인 경험 조사가 새로 이뤄졌다.
◇조건만남·성착취 범죄 창구로 전락한 '랜덤채팅'…실태 윤곽 드러나
연구진은 지난해 6월 구글 앱스토어 등에서 검색되는 안드로이드 체계 기반 무료 랜덤채팅앱 399개를 조사했다. 연구자가 13세, 16세, 19세, 23세 여성으로 가장해 2230명과 대화를 시도하는 심층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대화를 나눈 이용자 76.4%(1704명)가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목적으로 가장 많이 파악된 것은 대가를 제공하고 성적 만남을 갖자는 소위 '조건만남'으로, 23%(512명)로 나타났다.
연구자가 자신을 13~19세의 미성년자로 가장한 경우, 조건만남을 시도한 이용자는 21.4%(343명)였다. 성적인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상대방을 꾀는 '그루밍' 등 유도형 채팅이 성인(23세, 9.6%)에 비해 미성년에서 16.8%(269명)으로 높았다.
상대방은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나 변태가 아님을 안심시키고 부모·친구 등에 대화를 비밀로 할 것을 당부하는 행태를 보였다. 음란 사진, 영상을 전송하도록 강요하거나, 음란행위를 묘사해보라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여가부는 "랜덤채팅앱 내에서 영상 전송이 불리해, 영상통화나 사진 전송이 가능한 라인, 카카오톡 등으로 이동하자는 제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자가 자신이 미성년자라 밝혔음에도 성적 대화를 계속한 상대방이 61.9% 수준으로 나타났다. 13명(0.8%)은 설득을 하려했고, 3명(0.2%)은 비용을 더 내겠다고 하기까지 했다.
이는 '박사' 조주빈, '갓갓' 문형욱 등이 만든 'n번방' 범죄 피해자들이 성착취를 당하기 시작한 경로와 유사하다. 이들은 미성년자나 여성에게 받은 사진, 영상을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해 지속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중·고생도 랜덤채팅 등 통해 성적 유인 피해 입어
중학생과 고등학생 11.1%는 지난 3년간 온라인에서 원치 않는 성적 유인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도 랜덤채팅, 페이스북 메신저 등 인터넷 플랫폼이 주요 창구로 악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지난해 8~9월 중 학교를 직접 방문, 중 1~3학년 3083명과 고 1~2학년 3340명 총 6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어떤 온라인 플랫폼이 가장 많이 이용됐는지 분석해보니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 인스턴트 메신저(28.1%), 사회관계망서비스(SNS, 27.8%), 인터넷 게임(14.3%)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직접 만나려 했던 경우, 인터넷 게임보다 랜덤채팅이 더 많이 이용됐다.
온라인에서 성적 유인을 당했다고 답한 청소년 713명 중 누군가에게 이를 알린 사람은 46%로 나타났다. 이를 알리지 않은 청소년은 '심각한 일이 아니라서' 55.3%, '빈번히 있어서' 10.9%, '누군가 알게되는 게 싫어서' 8.7% 순으로 이유를 들었다.
청소년 성매매피해자지원센터 등 지원기관에 방문했거나 소년원생 16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위기청소년' 대상 조사에서는 47.6%(78명)가 조건만남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조건만남 피해자 87.2%는 온라인을 경유했으며, 플랫폼은 이 역시도 화상채팅 등 채팅앱 46.2%, 랜덤채팅앱 33.3% 순으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지난 4월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내놓고 본인인증, 신고 기능 등이 없는 랜덤채팅앱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한 바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적 목적의 착취, 유인과정은 처벌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처벌 근거가 그리고 사전에 발견하기 위한 잠입수사 도입 등 올해 하반기 중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성매매 실태조사를 지난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연구조사로, 지난해 5~11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 한세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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