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해외 IT 공룡 규제 실효성 無…차라리 글로벌 수준으로 풀어야"

등록 2020.06.24 17:12: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인터넷기업협회, 'IT 산업 신모멘텀 창출 위한 간담회' 개최

[서울=뉴시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1대 국회의원과 함께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했다. 왼쪽부터 유병준 서울대 교수, 임정욱 티비티 대표, 이영 미래통합당 의원, 윤영찬 의원, 박성호 사무총장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공) 2020.06.24

[서울=뉴시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1대 국회의원과 함께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했다. 왼쪽부터 유병준 서울대 교수, 임정욱 티비티 대표, 이영 미래통합당 의원, 윤영찬 의원, 박성호 사무총장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공) 2020.06.24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IT 분야에서도 '제2 삼성전자'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국내 IT 기업에 대한 규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법 집행력이 닿지 않는 글로벌 IT 공룡들을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만큼 IT 분야 규제는 오히려 국내 기업만 죽이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중한 국내 IT 규제를 글로벌한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후생을 높이는 데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IT 산업 신(新)모멘텀 창출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는 학계 전문가, 산업계 대표뿐 아니라 IT 산업 출신 국회의원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리해 눈길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자·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콘텐츠 등으로 IT 산업에 대한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그 현실은 IT 산업에 불필요한 규제가 강화되는 등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정부의 IT 분야 규제는 의도는 좋았지만 국내 산업만 죽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임정욱 티비티 대표는 "디지털 기업들이 커지자 자꾸 규제를 하고 견제를 함에 따라 해외 기업과 역차별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영찬 의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은 60여종의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한 데 반해 토종 기업들은 10여개만 이용하고 있다"며 "경쟁은 글로벌하게 이뤄지는 데 반해 규제는 국내와 해외 기업 간 비대칭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라고 짚었다.

"해외 IT 공룡 규제 실효성 無…차라리 글로벌 수준으로 풀어야"

이에 따라 국내 IT 분야 규제를 글로벌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영찬 의원은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보다 국내 규제를 푸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며 "우리 규제 여건을 글로벌 수준으로 맞추면 되는 것이지 너희가 우리 여건에 맞추라고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으며 국내 사업자에 비대칭적인 규제 잣대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의 룰'을 정하는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성토했다.

이영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9명으로 여성의원 비율보다도 적다"며 "국회의원들이 IT 산업 변화와 혁신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게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또 "IT 산업은 경쟁이 글로벌하게 이뤄지는 데 반해 정치인들의 시각은 모두 대한민국 내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글로벌한 시각이 취약하다는 것을 국회 입성 후 깨달았다"라며 "n번방 금지법, 타다 사태 등이 그 예다"라고 말했다.

국회 입법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 의원은 "우리나라 국회의원 평가가 법안 발의 건수를 기준으로 해 세계적으로 국내 국회의원 발의 건수가 10배 이상 굉장히 높다"며 "해당 법안이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후속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구조적으로 과도한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병준 교수도 "국회의원 입법 활동의 평가가 법안 발의 건수라는 정량적인 기준이 아니라 국민 효용에서 측정될 때 인터넷 산업이 탄력을 받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IT 공룡 규제 실효성 無…차라리 글로벌 수준으로 풀어야"

또 이영 의원은 "IT 산업은 변화가 빠른데 관련 분야 법률이 통과되는 데는 보통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며 "법률이 통과되는 시점에는 세상이 변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이런 시간 문제 때문에 IT 분야의 규제에 대해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발의 과정에서 수명을 다한 법안은 폐기하는 등 법률 사이클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이영 의원은 제시했다.

국내 IT 기업들이 골목상권 파괴 등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유병준 교수는 "한국 IT 지형은 과점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며 "가령 네이버의 포털 점유율이 95% 이상이라고 하는데 해외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절대 그렇지 않으며, 내부 시장 파괴에 대한 판단 기준은 산업 규모, 고용 효과, 사회적 후생 등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가령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로 인한 중소상공업자 매출 증대, 유통비용 절감 등으로 사회적 후생 규모가 1조1810억원에 이른다고 유 교수는 추정했다. 또 카카오뱅크로 인해 절감하는 인출 수수료가 연간 약 201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IT 기업 스스로 개선해야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영찬 의원은 또 "IT 기업들이 사회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며 "IT 기업들이 양극화 등 거대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로봇세 등 어떻게 사회가 가고 있는지에 대응할 때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윤 의원은 또 "IT 기업들은 정치권 등에 대한 교섭력이 부족하다"며 "택시 운전기사들이 지역 국회의원을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제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IT 기업들이 제도를 바꿔나가는 에너지가 적다는 것을 절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IT 기업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한국경제 전체를 봐주는 관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