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넷인데, 딸이 상주 못서나요?"…서울시 '바꿔야할 의례문화' 캠페인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 에세이 공모전 결과 발표
최우수상 3편 등 총 21편 선정, 카드뉴스 등 온라인 캠페인 진행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1. "장례식장에서 부고를 작성하는 데 '아드님'을 보내라고 했다. 딸만 넷이라고 했더니 '사위님'을 보내라고 했다. 자매 모두 결혼하지 않아 사위가 없다고 하니 '요즘 그런 집들이 생겨 자신들도 곤란하다'고 했다. '큰 언니가 상주를 할 것'이라고 하자 '조카라도 계시면 그 분이 서는게 모양이 좋다'라고 했다."(40대 여성 A씨)
#2. "딸의 결혼식 날, 아버지로서 딸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순간이 벅찼지만 딸 아이는 '신랑 쪽에 물건처럼 넘겨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친정 아버지가 사위에게 딸의 손을 건네주는 건 남성 중심 가족 문화에 기반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은 결혼하는 것이지, 시집 보내는 대상이 아닌 것이다."(70대 남성 B씨)
서울시가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시민에세이 공모전'을 통해 수상자 21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의례의 본질적 의미를 살리되, 변화하는 의식과 다양한 가족 현실을 반영한 결혼.장례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공모전 결과를 토대로 의례문화 개선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에 돌입한다.
수상자로는 결혼식 불편사례, 장례식 개선사례, 장례식 불편사례 등 세 분야의 최우수상 각 3명을 비롯해 우수상 13명, 특별상 5명 등이 선정됐다. 결혼식 불편사례 최우수상은 '정상가족을 찍어내는 결혼식장'이 선정됐다. 남동식 결혼식 때 이혼 후 왕래가 없던 아버지의 빈 자리를 숨기려 한 일화로 외삼촌 대신 누나인 본인이 자리를 채웠으면 어땠을지 제안하는 내용이다.
장례식 불편사례 분야 최우수상은 '슬프고도 불편했던 10월의 어느 사흘'이 뽑혔다. 할머니의 장례식 때 맏손녀로 영정 사진을 들고 싶었지만, 남동생에게 역할이 주어졌던 일화를 소재로 한 내용이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이날부터 13일까지 2회에 걸쳐 시민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을 재구성한 스토리 카드뉴스를 발행하는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 온라인 캠페인을 연다. 시는 이달 말 공모전 선정작을 '우수사례집'으로 묶어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온라인 캠페인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심사를 통해 소정의 상품도 지급한다. 캠페인은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시대가 변하고 가족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이에 맞는 결혼식, 장례식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며 "의례의 본질적 의미를 살리면서도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결혼식, 장례식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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