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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농기계로 살아나는 전기차 폐배터리…"돈 되는 시장이죠"

등록 2022.05.06 12:00:35수정 2022.05.06 13: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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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모듈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폐배터리. 2022.5.6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모듈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폐배터리. 2022.5.6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박정규 기자 =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도 전기차 폐배터리 사업에 굉장히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돈이 된다는 것이죠."

지난 4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만난 이동훈 에너지융합센터 활용기술개발팀장은 폐배터리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폐배터리도 쌓일 수밖에 없지만 폐배터리 자체가 재활용 해야 하는 대상을 넘어 훌륭한 사업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시에 자리잡고 있는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는 전국 최초로 2019년 6월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를 열고 운영 중인 곳이다. 폐차한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를 수거하고 수거한 배터리 성능에 대해 각종 검사, 등급 분류 등을 실시한 뒤 상태별로 활용 분야를 발굴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전주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는 현재 240개가량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수거해 재사용·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으로 인해 국내에서 전기차를 사용한 뒤 발생하는 배터리가 2030년에 약 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해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 수도 2만1160개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폐배터리. 2022.5.6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폐배터리. 2022.5.6 [email protected]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 사용 후 폐배터리는 그냥 버려지는 게 아니라 70∼80%가 재사용되거나 재활용돼 5∼10년 가량을 쓸 수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날 방문한 센터에는 이처럼 재사용·재활용을 기다리고 있는 배터리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센터에서는 폐차한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떼어내 일단 팩 자체로 다시 재사용할 수 있는지 성능평가를 한다. 성능평가는 잔존가치, 환경, 안전성, 신뢰성 등과 관련해 다양하게 평가가 이뤄진다.

이 단계에서 재사용될 경우 전력을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양식장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중대형 ESS로 활용된다.

만약 팩 그대로 재사용하기 어렵다면 다시 더 작은 단위인 모듈 단위로 분해한 뒤 성능평가를 실시해 일부 문제가 있는 모듈을 빼내는 식으로 재사용한다. 그러면 골프카트나 스쿠터, 휠체어 배터리, 가정용·가로등 ESS 등 소형 ESS로 폐배터리가 거듭날 수 있다.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활용기술개발팀장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구조물은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서 재사용한 폐배터리로 만든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2022.5.6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활용기술개발팀장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구조물은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서 재사용한 폐배터리로 만든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2022.5.6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활용하기 어려울 경우 배터리를 분해해 코발트, 니켈, 구리, 리튬 등 소재를 추출해 재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재생되는 폐배터리는 각종 크기의 ESS부터 전기선박, 소형 모빌리티, 농기계 등까지 다양하게 활용돼 자원 선순환과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센터는 오는 12월까지 총 70여종의 활용장비를 구축하고 2024년까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의 시험인증과 신뢰성 평가를 위해 12종의 장비를 추가로 더 들여올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제주에서 1차산업, 관광산업, 재생에너지 연계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자체적으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기술지원, 제품개발 지원 등도 추진해 지역 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핵심 기업 발굴, 육성 등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제주테크노파크. 2022.5.6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박정규 기자=제주테크노파크. 2022.5.6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처럼 폐배터리의 재활용이 순기능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아직 안전성 평가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임시기준안으로 운영되고 있고 국제표준도 아직 없는 상황이라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서둘러 기준이 마련돼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인증시험 대행, 사용 후 배터리 성능·안전성 검사 기준 제도개선 등을 정부 측에 건의하고 있다.

또 규정상 폐배터리를 내륙으로 실어나를 수 없다는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기차가 많은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육지로 보내 재활용하도록 할 수 없어 일단 센터에서 보관하고 있지만 향후 발생량이 늘어날 경우 포화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 팀장은 "폐기물관리법의 적용을 받다보니 해상·항공상 운송기준이 없어 육지로 나갈 수가 없다"며 "제주도에서 발생한 배터리는 제주테크노파크로 올 수밖에 없는 만큼 시설증대도 고민이다. 또 육상·해상 운송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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