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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 "전세제도 인위적 폐지 바람직하지 않아"

등록 2023.05.21 12:16:46수정 2023.05.21 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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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진주 LH 본사서 기자간담회 가져

"전세제도는 주거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

"부채비율 낮추기 위해 서울 알짜 부지 매각"

"국민 니즈 부합 못해 안단테 시장서 홀대"

"검단사고 감추면 더 문제…모든 것 밝혀야"

[서울=뉴시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8일 경상남도 진주 LH 본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8일 경상남도 진주 LH 본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1일 전세제도 자체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부가 약자를 보호하는 데 초첨을 맞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경상남도 진주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라는게 우리나라에서 주거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이었는데 그 자체가 붕괴된다면 소위 말해 내 집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정부가 전세제도를 인위적으로 없애자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국민이 선호하는 것에 따라서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문제를 야기한 전세제도를 전면 손질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서 지난 16일 "전세제도가 그동안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서는 "감추면 오히려 더 문제가 된다"며 "모든 걸 사실대로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지하주차장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지구 아파트의 발주처가 LH이고 시공사는 GS건설이다. 

이 사장은 전면 재시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대응할 문제"라며 "지금 미리 예단을 해서 (전면 재시공을) 한다 안 한다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LH 주택 브랜드 안단테가 외면 받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입주민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 니즈에 부합하지 못하는 주택을 공급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시장으로부터 상당히 홀대를 받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안단테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뜻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LH가 한층 더 분발해서 LH만의 층간소음 없는 고품격 주택을 공급하고 국민들이 LH 아파트를 잘 지었다고 인정했을 때 브랜드를 런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기본적으로 국민들 뜻에 따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LH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명으로 '안단테' 브랜드 대신 시공사의 브랜드를 원하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LH는 입주 예정자 시공사의 동의만 있으면 '안단테'를 떼고 시공사 브랜드를 달 수 있도록 한 상태다.

이 사장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복안으로 서울 시내 알짜 땅을 매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LH는 지난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됐다. 재무위험기관 지정 주요 원인이 200%를 넘는 부채비율이었던 만큼 부채를 줄여나가는 게 이 사장에게 던져진 최대 과제다.

이 사장은 "고가인 땅에 무조건 LH가 집을 짓는 것보다는 토지용도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LH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고 효율적 토지 이용도 가능하다"며 "서울 시내에 있는 몇몇 땅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협의해서 매각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에도 활용 가능한 땅이 있는데 조속히 활용해서 현금화 한다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천 영종도에는 방치돼 있는 땅이 110만평이 있는데 인천시와 협의해서 토지이용계획을 제대로 세워서 활용하면 수 조 원 정도는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머릿속에는 15조 정도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것만 제대로 이행 된다면 임기 중에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며 "방치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서 부채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의 알짜배기 부지를 매각하게 되면 '동작구 수방사' 부지처럼 청약 대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주요 입지의 공공주택 공급은 줄어들게 된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해 "LH가 대규모 부지를 서울 시내에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공급을 해서) 당첨된 사람은 로또가 되겠지만 그건 극히 소수이고 LH는 그것보다는 서울 시내와 가까운 지역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지역을 택해서 대대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LH는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사들여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장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규모와 관련해 "정부 측에서 결정하면 거기에 따라야 할 것"이라며 "올해 매입임대 사업 물량 2만6000가구 예산으로 약 6조5000억원 정도를 집행하기로 돼 있는데 전국적 피해 대상을 커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정부 재정을 받아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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