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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전도 걱정"…비용 상승 우려[산업계 고환율 비상⑦]

등록 2024.12.14 10:06:00수정 2024.12.14 10: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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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美 투자비 증가 우려↑

가전 업계도 물류비 압박에 비용 증가

"고부가 제품 위주 판매 대책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1400원이 넘는 고환율이 반도체와 가전업계의 수익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들 업계는 주요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만큼 비용이 증가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미국에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어서 고환율로 현지 투자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 판매, 고정 계약 등으로 환율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업황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계가 고환율과 비용 상승으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400원이 넘는 환율이 장기화하면 해외에서 수입하는 장비·소재·설비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첨단 칩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대당 가격이 2억 달러(2900억원)에 달해 환율에 따라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반도체 칩 가격도 오를 수 있다. 이는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는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큰 모험인 셈이다.

특히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고환율로 현지 투자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24조3800억원)를 들여 미국 테일러시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9억 달러(5조6000억원)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패키징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이들 공장은 설비들도 달러로 구입해야 해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각각 1700억원, 4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도 나온다.

여기에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 물류비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가전업계도 고환율로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가전 생산에 필요한 철강, 구리 등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전제품은 해상 물류비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고환율로 물류비 증가도 우려된다. 글로벌 해상 물류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최근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환율 악재는 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물류비로만 1조3615억원을 썼다. 전년 대비 63.1% 증가한 수치다. LG전자도 3분기 물류비를 8650억원 지출했는데 전년 동기(6430억원)보다 2220억원 정도 증가했다.

이에 LG전자는 올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조원)를 크게 밑도는 7519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내년 환율이 자칫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선과 고정 가격 거래 등이 불가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고환율 대책을 명쾌하게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비용 절감으로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4.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4.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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