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산업화가 파괴하는 개인의 삶…'세 중국인의 삶'
페미나상 작가 다이 시지에의 첫 소설집
![[서울=뉴시스] 세 중국인의 삶(사진=문학동네 제공) 2025.0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16/NISI20250116_0001752119_web.jpg?rnd=20250116172331)
[서울=뉴시스] 세 중국인의 삶(사진=문학동네 제공) 2025.01.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풍요로운 섬 귀도(貴島)는 전자제품 폐기물 재활용장이 들어서면서 황폐해진다. 녹슨 텔레비전과 배터리는 디스토피아 SF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은 땅과 인간을 서서히 오염시킨다.
망가진 섬은 귀도에 사는 세 사람의 일상에도 스며들어 끔찍한 비극을 가져온다.
페미나상 수상 작가 다이 시지에의 첫 소설집 '세 중국인의 삶'(문학동네)은 중국의 섬 '귀도'에 사는 세 사람을 통해 중국의 비극적인 사회상을 다룬다.
저자는 2003년 소설 'D의 콤플렉스'로 페미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페미나상은 공쿠르상, 메디치상, 르노도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중국 출신의 프랑스 소설가, 영화감독으로 문화대혁명 이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0대 시절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쓰촨성에서 3년간 재교육을 받는 고초를 겪었다. 1977년 쓰촨대학교 역사학과에 입학, 미술사를 공부하기도 했다. 1984년 국비장학금을 받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영화학교를 졸업한 후 세 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2000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로 큰 성공을 거두며 데뷔했고, 2002년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명의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이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2003년 'D의 콤플렉스'로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그의 작품은 해학과 유머로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이번 소설집 '세 중국인의 삶'에서는 다소 분위기를 달리한다"며 "힘을 뺀 간결한 문장과 암시를 통해 비극의 서정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사회주의 체제 아래 무분별하게 진행된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중국인의 정체성을 지닌 채 타국의 언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 다이 시지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리도록 아프고 눈부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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