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집회에 도로 통제…상인들 "매출 40% 줄고 예약 취소도 빈번" 울상
집회 소음에 일부 상인 스트레스 호소
한 상인은 경찰버스 매연에 건강 악화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골목이 한산하다. 2025.01.25. now@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5/NISI20250205_0001763445_web.jpg?rnd=20250205142752)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골목이 한산하다. 2025.0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앞 북촌로 일대에는 40대가 넘는 경찰버스가 세워져 있었다. 4개 차로 중 2개 차로만 통행할 수 있었고, 정문을 중심으로 인도에는 경찰들이 배치돼 있었다.
5차 변론기일이 열린 전날도 상황은 비슷했다. 헌재 일대 차도에는 경찰버스 약 36대가, 건너편 차도에는 약 28대가 세워졌다. 서울경찰청은 충돌에 대비해 헌재 인근에 기동대 약 50개 부대(3000여 명)를 배치했다.
이날 뉴시스가 헌재 인근에서 만난 상인들은 "매출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국밥 등 한식당이나 패스트푸드 식당보다 예약제 식당, 카페의 매출 타격이 컸다.
레스토랑에서 식재료를 썰던 직원 박은서(21)씨는 "최근 예약 취소가 많아졌고 손님이 없다"며 "대통령이 출석하는 날에는 식당을 못 가게 통제해서 취소가 5팀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6일은 오전 10시부터 변론기일이 진행되다는 말에 박씨는 "손님이 또 없겠구나 생각이 든다"며 "모든 게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카페 계산대 앞에 서 있던 직원 방모(24)씨는 "저희는 물량을 정해서 받는데 다 못 팔아서 폐기도 나오고 매출이 감소했다"며 "1차 변론기일이 열린 날은 평소보다 매출이 30~40% 줄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요즘에는 많이 통제하지 않아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통제하기 때문에 배달기사가 카페까지 들어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달 문제를 겪은 건 방씨뿐만이 아니다. 햄버거가게 점장 진명재(33)씨는 "첫 변론 때 도로를 아예 막아서 시민도 잘 못 다니고 배달기사도 못 들어와서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걸어왔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변론기일인 날은 경찰관들이 많이 와서 매출은 괜찮지만 다른 날들은 가게에 일반 손님이 줄어 덜 나온다"며 "서서 먹거나 주로 포장 판매하는 가게들은 장사가 안되고 점심 장사하고 닫기도 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의 매출 감소도 문제다. 소품가게 사장 김윤성(40)씨는 "계엄 선포 이틀 뒤부터 매출에 영향이 있다"며 "1~2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매출이 4분의 1 줄었다. 변론이 열리는 화요일과 목요일은 확 준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거리가 붐벼야 장사가 되는데 경찰버스로 가려지고 시민들은 우회해서 다녀야 하니 직격탄이다.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이 없다"면서도 "저만 힘든 건 아니니까 견디고 풀리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피해는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상인은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경찰버스 배기가스가 보통이 아니다. 매일 매연을 마셔서 몸살까지 났지만 그냥 참고 있다"고 했다.
또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소음은 변론기일이 열리지 않는 이날도 계속됐다. 헌재 앞 기자회견 마이크 소리는 김씨 가게까지 뚫고 들려왔다. 대통령 지지자 7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선거 수사하라' '국민도 탄핵하라'고 적힌 팻말을 든 채 헌재를 향해 "탄핵 재판을 당장 중단하라"고 외쳤다.
건너편 인도에서는 지지자 1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큰 소리로 호응했고, 또 다른 1명은 목에 몸집만 한 팻말을 걸고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1인 시위나 기자회견은 별도의 집회신고 없이 열 수 있다.
김씨는 "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집회에서 소리 지르는 걸 계속 들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방씨도 "거리를 통제하는 경찰에게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하는 등 실랑이하는 소리가 가끔 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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