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가속페달 밟았다 뗐다 반복"…'시청역 사고' 남은 의문은
1심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해해 밟아"
"문제 감지 후 피해자 최소화 노력했어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해 7월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를 일으킨 역주행 제네시스 차량 인근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27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024.07.02.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02/NISI20240702_0020399736_web.jpg?rnd=20240702012738)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해 7월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를 일으킨 역주행 제네시스 차량 인근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27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소헌 기자 = 14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검찰의 구형량과 같이 금고 7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운전자 측이 항소를 예고한 가운데, 추후 진행될 항소심 쟁점은 '급발진 가능성'이 될 전망이다.
급발진 소송 전문 변호사들은 의문점이 남는다면서도 설사 급발진이라고 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노력을 다하지 않은 점이 참작된 판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2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차모(69)씨에게 검찰의 구형량과 같은 금고 7년6월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급발진에서 나타난 여러 특징적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해해 밟는 등 의무를 위반해 가속, 제동 등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서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1심은 ▲주행 상황에서 제동등 및 보조제동등이 점등되는 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가해차량 EDR(Event Data Recorder·사고 데이터 기록장치)에서 제동장치를 작동했다는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점 ▲EDR 데이터상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점 ▲가속장치와 제동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차량 역주행으로 9명을 숨지게 한 가해 운전자 차모씨가 지난해 7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30.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30/NISI20240730_0020440079_web.jpg?rnd=20240730100049)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차량 역주행으로 9명을 숨지게 한 가해 운전자 차모씨가 지난해 7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30.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EDR 데이터상에는 제동페달 작동 여부가 ON, OFF로 나타나는데 통상 급발진을 주장하는 소송에서 제동장치 작동 기록은 OFF로 표시된다고 조언했다. 차씨도 피고인 신문 당시 "브레이크가 나무토막 같이 딱딱해서 아예 눌러지지도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급발진 소송을 다수 수행한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서 밟았다면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지 않고 최대한 꽉 밟았을 것"이라며 "급발진 여부와 상관없이 페달 오조작이라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가속페달 변위량'은 통상의 급발진 의혹 차량에서 100%에 가깝게 고정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100%에 가까울수록 가속페달을 풀로 밟았다는 것을 뜻한다. 차씨 측에 따르면, 가해차량은 사고 직전 5초간 0~100%를 왔다갔다 했다.
또 다른 급발진 소송 경험이 있는 이인걸 변호사(법무법인 다전)는 "보통의 급발진 소송에서는 100% 가까이 고정적으로 나오는데 가속페달 변위량이 왔다갔다 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급발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브레이크등이 블랙박스나 CCTV에 잡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조물을 들이받고서야 멈춰서는 통상의 급발진 소송과 다르게 가해차량의 경우 BMW 차량과 충돌한 후 감속해 정지한 점, 차량의 문제를 감지한 직후 차씨가 피해를 막거나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고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점이 판결에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이 일반 차량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의무를 다했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한편 차량 급발진 소송은 줄을 잇고 있으나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급발진을 인정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2018년 5월 호남고속국도 인근에서 발생한 BMW 차량의 급발진 사건만이 항소심까지 승소해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현실적으로 차량의 결함 여부 등을 피해자가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에서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입증책임 전환'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입증책임 전환이란 쉽게 말해 피해자가 차량에 결함과 위법행위, 고의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닌 제조사가 입증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급발진의 입증책임을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지우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