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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지원 중단, 남아공과 글로벌 사우스 中으로 기울게하는 역작용”

등록 2025.03.17 01:43:18수정 2025.03.17 06: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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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흑백 토지 불평등 해소 위한 토지수용법 “반미, 반백인정책” 비난

“美 자기중심 정책, 세계적 입지와 소프트 파워 해치는 사례”

일대일로 등을 통해 남아공 끌어당기려는 중국과 대조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연대와 평등, 지속 가능성이 올해 G20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2025.03.16.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연대와 평등, 지속 가능성이 올해 G20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2025.03.1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서 남아공이 더욱 중국으로 기울고,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개발도상국가) 국가들도 더욱 미국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공공 목적 또는 공익을 위해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정당하고 공정한 보상을 약속하는 토지수용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1994년에야 종언을 고한 극도의 인종차별 아파르타이드 정책 아래서 수십 년 동안 백인 소수계 지배의 악폐를 시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남아공의 설명이다.

남아공은 6200만 명의 인구 중 약 7%를 차지하는 백인이 개인 농장의 약 70%를 소유하고 있으며 흑인보다 평균 3배 더 많은 소득을 올린다는 조사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7일 행정명령을 통해 남아공에 대한 원조와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토지수용법을 통해 흑인 위주의 남아공 지도부가 반미, 반백인 입장을 취하고 세계 무대의 나쁜 행위자들, 특히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토지수용법이 불공정한 인종 차별이라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트럼프의 조치는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펴며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것과는 반대의 움직임으로 더욱 중국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지원 동결은 남아공의 보건 부문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은 에이즈 구제계획법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매년 4억 달러의 지원을 받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디벨럽먼트 리이매진드(Development Reimagined)’의 정책 분석가 오비그웨 에게구는 SCMP 인터뷰에서 “남아공의 토지 소유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려는 시도일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서 남아공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게구는 남아공이 중국과의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지 않는데 불만을 품고 외교적 갈등이 종종 일어났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브릭스 회원국이자 중국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계획의 주요 파트너다. 중국은 2008년 미국을 제치고 남아공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펜실베이니아주 버크넬대 국제관계학 교수인 주즈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에 기반한 자기중심적인 외교 정책이 어떻게 미국의 세계적 입지와 소프트 파워를 해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미국의 주요 관심사가 중국과의 경쟁이라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역효과가 있다”며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를 중국에 더 가까이 끌어들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회의에 참석해 남아공 지원을 밝힌 것과 대비된다.

왕 부장은 “일방적 괴롭힘과 보호주의가 증가해 다자주의가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은 남아공의 신뢰할 수 있고 믿음직한 친구이자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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