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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50만원' 시큰둥…상인들 "월 전기료만 200만원"

등록 2025.04.16 11:08:59수정 2025.04.16 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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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상공인 위한 추경 편성

부담경감 크레딧·상생페이백 등

소상공인 "지원 와닿지 않는다"

소공연 "신속한 지원이 중요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달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04.1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달 1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04.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공공요금·보험료 납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 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12조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해 조금의 보탬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추경은 산불피해 복구 등 재해·재난 대응과 관세피해 대응 및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민생 지원에 초점을 맞춰 편성됐다.

특히 소상공인이 전기세 등 공공요금과 보험료 납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연간 50만원씩 지급하는 '부담경감 크레딧'을 신설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자에 대해 카드 소비 증가분의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상생페이백' 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 안산시에서 음식점을 하는 정모씨는 "한 푼이 아쉬울 때라 안 주는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100만원이면 고맙다고 할텐데 50만원이라니까 그냥 생색내기인가 싶다. 여름에 전기요금만 150만~200만원씩 나온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사업에 대해서도 "골목상권만 살리면 다른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차라리 지역화폐를 지급해 모든 소상공인이 수혜를 보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씨 역시 "50만원 지원해 줘 봐야 내수 침체가 심각해 와 닿지 않는다"면서 "근본적으로 경제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다들 대출받아서 버티는 중이고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고 있지 정부의 (추경) 방식에 그렇게 기대가 크지 않다"며 "그런걸 떠나서 최저시급이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제도를 건드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추경 규모 자체보다도 현장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신속한 집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소공연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경을 촉구해 왔다. 지난 2월에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진행하는 긴급 직접대출에 최소 20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만나 "이번 추경안에 소진공 직접 대출의 대폭적인 확대와 임대료, 인건비 등 고비용 완화 및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확대와 같은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원 예산을 담아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홍보본부장은 "규모의 부족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같은 엄중한 상황에 신속하게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차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소상공인 직접 대출 확대 등은 새 정부가 출범해 종합적으로 추진력을 갖춰 진행할 부분들"이라며 "이번에 산불 추경이 편성된 만큼 타이밍과 시급성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역대급 불황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 3명 중 1명은 창업 후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1~2월 폐업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3393억원이다.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을 대신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변제한 금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의 폐업과 빚 변제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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