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계행성 탐색 망원경으로 새로운 '슈퍼지구' 찾아냈다
KMTNet으로 지구 질량 1.3배 슈퍼지구 발견…현재 227개 행성 찾아
지구형·목성형 행성 빈도수 분포 확인…천문학계 이론 관측적 입증
"지구형·목성형 행성의 다른 형성 과정 입증…행성 진화 단서될 것"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자료를 활용해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대표적인 슈퍼지구 외계행성 중 하나인 '케플러-22b'의 상상도. (사진=NASA)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한국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슈퍼지구' 형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전 주기 1년 이상(장주기) 슈퍼지구 중 우리 지구와 가장 비슷한 수준의 질량을 가졌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자료를 활용해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2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KMTNet은 2009년 천문연 주요사업으로 개발이 시작된 외계행성탐색 전용 망원경 시스템이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개발됐다.
지구 질량 1.3배 수준의 슈퍼지구 발견…지구형-목성형 외계행성 표본 구축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모성과 행성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행성이다. 공전주기는 약 40년 정도로 추정된다.
슈퍼지구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질량이 지구 질량의 약 1배~10배 사이인 행성, 외계행성은 태양이 아닌 다른 별(모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을 의미한다.
공동연구진은 KMTNet을 활용해 기존 관측시스템으로는 발견이 어려웠던 다수의 장주기 슈퍼지구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을 아우르는 장주기 외계행성 표본을 구축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견된 63개의 외계행성 표본을 기반으로 통계적인 빈도수를 계산한 결과 행성의 빈도수 분포가 슈퍼지구 행성과 목성형 행성에 대응하는 쌍봉 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통계적으로 100개의 행성 중 슈퍼지구는 약 35개, 목성형 행성은 약 12개로 계산됐다. 이는 이론적으로 예측된 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주에는 장주기 외계행성 중 지구형 행성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7월 30일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약 5천여 개에 대한 행성 공전주기에 따른 행성/모성 질량비(q) 분포. 검은색, 청색, 녹색 점은 각각 별표면통과, 시선속도, 직접촬영 방법에 의해 발견된 외계행성을 가리킨다. 자주색 점은 KMTNet이 미시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한 외계행성, 자주색 빈 원은 KMTNet 이외의 연구팀이 미시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한 외계행성을 의미한다. 회색 점은 그 외 방법으로 발견된 외계행성이다. 그래프 내 자주색 별은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의 위치를 나타낸다.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형성 과정 다른 지구형-목성형 행성…KMTNet으로 천문학계 이론 관측적 입증
지구형 행성은 원시행성원반 내의 물질들이 뭉치면서 행성의 핵이 형성되고, 이후 중심핵이 주변 물질을 포획하는 핵 강착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반면 목성형 행성은 중심핵이 임계질량(약 10 지구질량)보다 커지면 주변의 가스들이 폭발적으로 포획되는 추가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만약 중심핵 주변의 가스가 충분히 풍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해왕성과 같은 거대 얼음 행성이 형성된다.
학계에서는 장주기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면 이들의 빈도수 분포가 '쌍봉 분포'를 따를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관측적 증거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주기 외계행성 중 많은 행성이 지구형 행성일 것이라 예측됐으나, 실제로는 대부분 목성형 행성이 발견됐다. 이러한 관측과 이론 간의 불일치는 천문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작은 외계행성들까지 찾아내는 데 특화된 KMTNet이 수백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기여하면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형성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입증하고 그간의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KMTNet, 적은 비용으로 작은 질량 행성 검출까지 가능한 '미시중력렌즈' 방법 특화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의 모습.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별 관측 시 별과 관측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천체가 지나가면 그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져 관측하고 있던 별의 밝기가 원래보다 밝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 중간에 놓인 별이 행성을 가지고 있다면 별의 밝기가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는 매끄러운 밝기 변화와 함께 행성에 의한 추가적인 밝기 변형이 발생한다.
이같은 현상을 통해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중력렌즈 방법이다. 중력렌즈 방법은 다른 관측 방법들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지상관측이 가능하며, 지구와 같은 작은 질량을 가진 행성들을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현재까지 학계에서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행성은 약 3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KMTNet 가동 이후 직접 발견한 외계행성은 총 227개에 이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연길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이론의 예측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형성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관측적으로 입증하고, 특히 우주에 장주기 슈퍼지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외계행성은 행성의 형성 및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운영 중인 KMTNet의 우수한 성능 덕분에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통한 외계행성 발견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장비를 활용한 꾸준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KMTNet을 통해 더 많은 외계행성 표본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밀한 관측과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