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방송콘텐츠 유료방송-OTT 중복 공급하면 단가 낮춰"

케이블TV협회 "광고주, 노출 효율 저하 우려로 광고 단가 낮춰"

"해외선 콘텐츠 독점 소비분만 적정대가…국내도 대가산정 체계 바꿔야"

[서울=뉴시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24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개최한 스터디에서 ‘해외 멀티호밍 트렌드 및 시장환경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케이블TV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TV 중심으로 공급되던 콘텐츠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으로 동시 공급(멀티호밍)되면서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유료방송을 중심으로 보던 시청 패턴이 점차 OTT로 바뀌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콘텐츠 대가산정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료방송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24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해외 멀티호밍 트렌드 및 시장환경 변화’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한 대표는 여러 해외 연구를 인용, 멀티호밍 상황에서도 케이블TV 시청 빈도는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재난방송, 생활 밀착형 지역 정보 등 케이블TV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공공적 특성과 지역성이 강력한 기능을 하면서 시청자의 콘텐츠 욕구를 보완하는 ‘보완적 소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국내 케이블TV 업계는 ▲콘텐츠 확보 비용 ▲재전송료 부담 ▲광고 수익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광고 수익의 경우, 콘텐츠 중복 소비 일반화로 광고주가 노출 효율 저하를 우려해 광고 단가를 낮춘데 따른 것으로 이는 플랫폼 수익 약화를 야기한다. 콘텐츠의 중복 소비가 일반화되면서 광고주는 노출 효율 저하를 우려해 광고 단가를 낮추고 플랫폼의 수익성은 약화되고 있다.

한 대표는 “동일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공급되는 상황에서도 플랫폼마다 각각 콘텐츠 대가를 내야 하는 구조는 과도한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며 “이는 시청자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콘텐츠의 독점 소비분에만 적정 대가를 매기고 중복 소비에 대해서는 낮은 단가를 적용하는 ‘인크리멘털 프라이싱’을 적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콘텐츠 대가 산정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2023년 미국 디즈니와 차터 커뮤니케이션즈 간 협상 사례에서도 이 원칙이 반영됐다. 차터는 디즈니 콘텐츠가 OTT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음을 이유로 기존 송출료가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디즈니는 일부 콘텐츠를 별도 비용 없이 제공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도 시청률, 광고 수익, 선호도 등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 대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플랫폼의 부담을 줄이고 시청자 요금 인상 위험을 완화하며 미디어 시장의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